정부와 산업계, 대학의 전문가들이 디지털 100만 인재 양성 방안을 위해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규제 때문에 교수·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교육부와 이화여대 미래교육연구소가 26일 개최한 '제3회 디지털 인재양성 100인 포럼'이 디지털 전환시대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인재양성을 위한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100만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특정 분야 지식을 갖춘 도메인 전문가가 필수적이라면서 '(가칭)국가AI교육연구원'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2년 전 의학, 경제학 등 해당분야 전문지식이 있어야 AI 모델을 만들고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전공불문 입학할 수 있는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을 열었다. 현 규제와 제도로는 교수와 교원을 확보할 방안이 사실상 별로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다행히 인공지능 관련 겸직규제는 풀렸지만 여전히 100만을 가르칠 교수와 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차 원장은 “컴퓨터 사이언스가 기본이지만 이것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규모와 스킬을 만족시킬 수 없다”며 “교육모델을 연구하고 커리큘럼을 함께 개발할 구심점인 기관 '국가AI교육연구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인재가 화두가 되면서 곳곳에서 단기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지만,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과 6개월 단기 훈련으로 양성된 인력 사이에서는 질적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디지털 인재 양성은 공급보다 수요가 넘치다보니 기업에서도 직접 인력 양성에 나섰다. KT는 AI개발자와 디지털전환(DX) 인력 양성을 위한 'KT 에이블 스쿨'을 운영 중이다. AI 기술이나 코딩교육은 외부 전문업체에 맡겨 온라인으로 학습하고 실습과 과제수행을 통해 실무 인력을 양성한다.
박기현 KT 상무보는 “단기 교육 훈련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앱 개발인력으로 양성될 수는 있지만 기업이 찾는 인재상을 충족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학교와 기업간 전문 분야의 공유·연계를 통해 실사구시적 디지털 미래인재 양성의 해답을 찾는 발전적 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교육분야 첫 번째 국정과제로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제시하고 디지털 배지 시스템 도입, SW·AI 교육필수화, 대학 내 디지털부트 캠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디지털 배지 시스템은 교육·경험·자격이력 누적을 위한 시스템이다. 대학에는 누구나 디지털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부트캠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