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표류하던 복합쇼핑몰 사업에 속도를 낸다. 새 정부 출범으로 10년 가까이 개발이 지연됐던 서울 상암동과 인천 송도 롯데몰 개발에도 탄력이 붙었다.
롯데쇼핑은 신규 복합쇼핑몰 출점과 백화점 리뉴얼에 5년간 약 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복합몰 개발을 위한 신규 사업비용이다. 지역 상권 반발과 규제로 지지부진했던 상암 롯데몰과 송도 롯데몰 등 대규모 상업시설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 계획은 규제 완화 기조를 표방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출점 공약을 내걸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상암·송도 복합몰 개발은 롯데쇼핑의 숙원사업이다. 두 지역 모두 부지를 확보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역 규제와 영업 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특히 상암 롯데몰 개발 사업은 지난 2013년 시작했던 프로젝트다. 당시 롯데는 서울시가 복합쇼핑몰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한 상암DMC 2만644㎡ 부지를 1972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서울시가 골목상권 상생 방안을 수차례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롯데가 판매 시설 축소, 지역주민 우선 채용 등 상생 방안을 내놨지만 일부 전통시장이 거절하면서 심의가 보류됐다. 지난해 들어서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착공이 가능해졌다. 상암 롯데몰은 서울 서북 상권 최대 쇼핑몰을 목표로 설계하고 있다.
송도 롯데몰 개발은 지난 2010년 착수했다. 지난 2019년을 목표로 오피스텔과 복합쇼핑몰 완공을 목표했지만 오피스텔만 조성한 상황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내외 사업 환경이 악화되면서 쇼핑몰 착공이 늦어진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송도 롯데몰은 오는 2025년 완공이 목표다. 리조트형 쇼핑몰 형태로 기존 단일형 복합건축물 형태를 탈피해 분리형 건축물로 짓는 '백화점형 몰'이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새 정부에서 복합쇼핑몰의 긍정적 영향이 부각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이 소상공인과 경합성이 낮은데다 오히려 보완 관계를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유통학회는 스타필드시티 위례가 문을 연지 1년만에 반경 5㎞내 상권 매출이 이전보다 6.3%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복합몰 집객력이 외부 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롯데가 복합몰 출점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신세계그룹 역시 복합쇼핑몰 사업에 속도를 올릴 전망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스타필드 수원 공사를 진행 중이다. 스타필드 창원 역시 올해 안에 공사에 돌입한다. 스타필드 청라의 경우 돔 야구장 결합 등 설계 변경 등의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스타필드 청라는 이르면 2024년 준공 예정이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