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추진예정이던 한국형 집적회로(IC)카드 독자 표준 'KLSC(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와 카드사 간 앱카드 상호연동, 이른바 '오픈페이' 도입이 모두 하반기로 미뤄진다. 서비스 도입을 앞두고 안정·검증 작업은 물론 업체 선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체 도입 시기가 지연됐다.
25일 여신금융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 IC카드 독자 표준 'KLSC' 도입이 하반기로 넘어가게 됐다. 카드사의 전국 단위 인프라 테스트 안정·검증이 당초 예정보다 시일이 걸리면서 전체 일정이 늦어졌다. KLSC 사무국은 테스트 과정을 거쳐 기술검증(PoC)사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KLSC 사무국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KLSC 도입은 일정상 무리라고 판단해 현재 안정·검증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결제는 안정성 확보가 우선인 만큼 당초 계획보다는 지연됐지만 검증 절차를 철저히 진행해 연말쯤 KLSC를 도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여신협회와 신한·KB국민·현대·삼성·우리·하나·롯데·비씨·NH농협 등 9개 카드사는 한국 독자 IC카드 표준 제정에 합의하고 KLSC를 구축했다. PoC사는 삼성카드와 롯데카드가 참여했고 베타테스트를 마치고 올해 상반기 전체 업체에 도입하려던 계획이었다.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던 관행을 개선하려던 조치다. 그간 국내 카드사는 비자·마스터 등 글로벌 카드사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000억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2011년과 2016년에 국내 카드사가 비자카드 독점 지위를 이용한 로열티 문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오픈페이도 3분기로 지연된다. 표준화 규격은 마련됐지만 오픈페이 관련 협회 네트워크 위탁운영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전체 일정이 늦어졌다.
오픈페이는 빅테크가 주도하는 간편결제 '페이' 시장에서 카드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프라다. 우리카드를 제외한 전업 카드사가 지난해 11월 카드사 간 상호 호환등록을 위한 연동 규격과 표준 API를 개발했다. 오픈페이가 도입되면 카드사 앱카드에서 다른 회사 카드 상품을 등록·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1·2위 카드사인 신한·KB국민카드를 비롯해 롯데·하나·비씨카드 등 5개사가 합류를 확정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협회 내규상 입찰 공고에 두 개 이상 업체가 참여해야 하는데, 관련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차질이 생겼다”며 “최근 공고에 두 개 이상 업체가 참여했으며 심사 등을 거쳐 최종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