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모태 '아이팟'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2001년 출시…MP3 시장 석권
마지막 모델 '아이팟 터치' 단종
독자 디자인·생태계·UI 내세워
'애플 철학' 대중에게 각인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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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터치 7세대

애플 휴대용 음악 재생장치 '아이팟' 시리즈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음악 감상에 특화된 기기로 틈새시장에서 명맥을 이어 왔으나 이어지는 수요 감소에 결국 단종을 피하지 못했다. 애플은 11일 아이팟 시리즈 마지막 모델인 '아이팟 터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에 남아 있는 재고까지만 판매하고 추가 제품 생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애플은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 애플 뮤직과 아이폰, 애플워치 등을 통해 아이팟에 뿌리를 둔 차별화한 음악 감상 경험을 지속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홈팟 미니, 맥, 아이패드, 애플TV 등 모든 애플 제품과 서비스에 걸쳐 관련 기능을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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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첫 출시된 오리지널 아이팟

2001년 10월에 처음 출시된 아이팟은 1000곡을 담을 수 있는 용량과 10시간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로, 당시 MP3 플레이어 시장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2004년 아이팟 미니, 2006년 아이팟 나노(2세대), 2007년 터치스크린이 적용된 아이팟 터치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애플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현재 아이폰 생태계의 근간을 이루는 아이튠즈 플랫폼 역시 아이팟과 함께 초석을 다졌다. 다소 폐쇄적이지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독자 생태계와 디자인, 사용자환경(UI)으로 애플만의 제품 철학을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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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나노 2세대

지금 애플이 있게 한 아이폰의 모태가 된 기기 역시 아이팟이다. 스티브 잡스는 2007년에 최초로 아이폰을 공개하며 '터치 컨트롤 방식의 넓은 화면을 갖춘 아이팟'과 혁명적 휴대전화, 혁신적 인터넷 통신장치를 합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역설적으로 아이폰의 등장은 아이팟 시대가 저무는 시발점이 됐다. 애플은 2012년 아이팟 나노, 2015년 아이팟 셔플을 출시했지만 곧 단종했다. 마지막으로 2019년 7세대 아이팟 터치를 선보인 이후 더 이상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그레그 조스위악 애플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은 “아이팟이 수억명의 사용자에게 음악을 제공하는 과정은 음악 산업에 영향을 미친 수준을 넘어 음악을 발견하고 청취·공유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했다”며 “(제품 단종에도)아이팟의 정신은 살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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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