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中 기술자 의존도 높아져…울며 겨자 먹기"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이 애플의 현지인 기술자 의존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도시 봉쇄에 나서면서 미국 애플 본사 엔지니어들의 현지 생산거점 진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때문에 점점 현지 엔지니어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중국에 구축한 생산거점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주력 제품 대부분을 생산한다. 이에 따라 매월 현지에 본사 소속 미국인 엔지니어 수백명을 현지로 보내 위탁 제조업체를 관리했다.

유나이티드항공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9년까지 매일 샌프란시스코-상하이 노선의 비즈니스 좌석 50석을 예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2년간 중국의 방역 정책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 조치로 현지 파견이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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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상황이 애플의 중국인 엔지니어 의존도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본사 기술진의 현장 진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예정된 기한에 제품을 출하하기 위해서는 '울며 겨자 먹기'라도 현지 인력의 책임을 높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품 생산 관련 정보를 단순히 보고만 했던 중국 엔지니어들은 현재 자신만의 분석은 물론 문제 해결 대책을 제안하는 등 더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애플 본사 직원이 온라인 영상으로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원격 감독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20년에는 온라인으로 아이폰 시제품 조립 과정을 시연하면서 현지 직원을 교육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외국인 대상 비자 발급을 제한 중이다. 어렵게 입국에 성공해도 현지에서 몇주간 대기하며 검역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애플 등 중국에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기업은 본사 직원 현지 파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가 최근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중국의 방역정책이 현지 고용 형태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고위 임원이나 필수 인재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중국 파견을 거부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