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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플랫폼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새로운 CEO(최고경영자)를 맞이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부문에서도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기 위해 다각적인 시도를 펼치고 있다.

양사 모두 2040년까지 '넷 제로(Net-ZERO)'를 선언한 데 이어 ESG 전담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며 체계적인 관리에 돌입했다. 특히 그동안 E(환경)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S(사회), G(지배구조) 부문도 대폭 개선해 균형적인 ESG 경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이들은 자사의 ESG 활동이 글로벌 수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관련 글로벌 기구와도 적극 소통하고 있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환경 캠페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각각 가입을 추진 중이다.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과학적으로 설정하고 검증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에는 카카오가 국내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가입 신청했다.

◇ESG 전담 조직 대폭 강화

양사는 올해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ESG 관련 조직을 보강했다. 우선 네이버는 최수연 대표 선임과 함께 채선주 전 CCO(최고홍보책임자) 부사장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화한다. 앞서 채 CCO는 네이버 문화재단 이사로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채 부사장은 사내이사로도 선임되면서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에도 합류하게 됐다.

네이버의 ESG 전담 조직은 대표 직속 '대외·ESG 정책 조직' 산하 '그린 임팩트(Green Impact)'팀이다. 그린 임팩트는 네이버 ESG 경영 추진의 핵심 부서로, 전사 유관부서에서 추진하는 ESG 개선 과제를 관리한다. 또 내·외부 이해관계자의 ESG 관련 요구사항 및 과제 추진 현황을 기반으로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해에는 그린 임팩트 산하에 환경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환경전담 조직에서는 '204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 프로젝트의 연차별 이행 로드맵 수립, 내부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환경경영체계 구축 및 인증 추진 등이 주된 업무다.

리더십을 정비한 카카오 역시 ESG 총괄 조직을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산하로 신설했다. ESG 총괄 조직은 홍은택 카카오 CAC 센터장이 겸직한다. ESG 총괄 조직 산하에는 소셜임팩트실, ESG지원실, ESG 워킹그룹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인 조직원 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관련 전담 인력을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카오는 국내 기업 최초로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DAO)'를 지난달 선임했다. 디지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배리어 프리 이니셔티브(barrier free initiative)'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책임자로는 자회사 링키지랩 김혜일 접근성 팀장을 선임했다. DAO는 CAC ESG 총괄 산하에 배치된다.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도 신설했다. ESG위원회는 연 2회 위원회에서 ESG 전반, 비재무적 리스크, 환경경영, 정보보안, 공정거래 등 ESG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지배구조도 글로벌 수준으로 개선

양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도 주목된다. 글로벌 수준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카카오의 경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올해 처음 시행하기로 했다. 향후 3년간 별도 기준 잉여현금흐름의 15%에서 30%를 재원으로 설정해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또 전사 리스크 관리 규정을 고도화하고 이사회와 ESG위원회 중심의 통합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 이사회 차원의 전략적 리스크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네이버 역시 투명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의사결정에 있어 경영진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고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했다. 경영진 관리·감독에 대한 이사회 역할과 경영 투명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리더십&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설치했다. 이사회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상정 안건에 대한 충분한 토론 및 검토를 위해 매달 1회 정기이사회와 수시로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무려 23회의 이사회가 열렸다.

또 네이버는 매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 ESG 정보공시 내 지배구조 부문 공시도 강화했다.

◇2040년 '넷 제로' 향한 ESG 동행…스콥3으로 확장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선언, 동일한 목표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지속 유지·개선,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오피스 에너지 사용량 절감, 사업장 내부 운송수단의 환경영향 저감 등 다양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재생에너지 도입 확대를 위한 외부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다양한 재생에너지 조달방안 간 타당성과 효과성을 분석 중이며, 올해부터 본격 재생에너지 계약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탄소 배출량 관리 범위를 전체 밸류체인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스콥(Scope)3 탄소배출량 측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내부 노력만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에서 벗어나, 협력사까지 포함한 보다 강화된 친환경 목표를 제시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스콥3를 고려한 공급망이 ESG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Active Green initiative)'를 선언, △카카오 내부의 탄소배출 감축 노력 △카카오 파트너·이용자들이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친환경에 기여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통해 친환경 실천 등 3개의 원칙을 수립했다. 특히 카카오는 공동체의 환경 기여 활동을 탄소감축량으로 환산한 데이터 '카카오 탄소 지수'를 공개하기로 했다. 인덱스를 통해 파악한 탄소 감축총량을 기초로 매년 감축 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또 이용자들의 동참을 위해 카카오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개인이 절감한 탄소량을 확인하거나, 친환경 행동 실천 인증에 대한 리워드 지급 등을 검토 중이다.


양사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에도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화고,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물 사용량을 절감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친환경 데이터센터로 운영하고자 한다. 카카오는 지난달 서울대학교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조성을 위한 협력도 체결했다. 네이버는 새사옥 1784를 친환경 건물로 만들었고 제2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인 '각 세종'에서 생태 다양성 보전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