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속에서도 작년 시작된 신차 슈퍼사이클을 올 연말까지 이어간다. 2분기부터 총 9종 신차를 연달아 쏟아낸다. 생산 적체 등 경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중장기 로드맵에 따른 신차 출시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수요 증가세에 신차효과가 더해지면 올해 수익성도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연내 출시 계획 중인 신차는 9종에 달한다. 현대차 3종(팰리세이드·아이오닉6·그랜저), 기아 5종(니로 플러스·니로 EV·EV6 GT·레이·셀토스), 제네시스 1종(G70 슈팅브레이크)이 데뷔를 앞뒀다.
신차는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한 레저용 차량(RV)과 전기차(BEV)에 집중됐다. 현대차는 이달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모델 사전 계약을 시작한다. 2018년 출시 이후 첫 부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는 완성도를 높인 디자인을 적용하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한다.
현대차가 10월을 목표로 출시를 준비하는 아이오닉6는 올해 가장 기대를 모으는 전기차다. 세단 형태로 쏘나타와 그랜저 사이 차체 크기를 지녔다. 아이오닉6는 77.4㎾h 배터리를 장착해 500㎞ 이상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형 그랜저 역시 대어급 신차다. 7세대로 완전변경을 거칠 그랜저는 연말 출시가 예정됐다. C필러 쿼터 글래스, 프레임 리스 도어 등 역대 그랜저 디자인 요소를 오마주한 디자인으로 현대차 디자인 정체성을 강조한다.
기아는 신차가 더 풍성하다. 5종 가운데 3종이 전기차다. 최근 차량 정보를 공개한 니로 플러스와 니로 EV는 이달부터 사전 계약을 받는다. 니로 플러스는 1세대를 기반으로 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델로 택시 등 상업용 물류 시장을 공략한다. 니로 EV는 2세대 기반 전기차로 1회 충전 주행거리 401㎞를 실현하는 등 상품성을 크게 높였다. 첫 국산 고성능 전기차 타이틀을 단 EV6 GT도 출시 예정이다. EV6 GT 제로백은 국산차 최고 수준인 3.5초에 불과하다.
레이와 셀토스, K5는 나란히 부분변경을 거친다. 9월 출시 예정인 경형 밴 레이는 차박이 가능하도록 시트 풀 플랫 기능을 추가한다. 레이 전기차 모델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셀토스는 하반기 중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을 탑재하는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현대차 수익성 방어를 맡은 제네시스도 유럽 전용 모델로 개발한 G70 슈팅브레이크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애초 유럽에서만 판매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국내 고객도 왜건 형태의 G70을 만나볼 수 있게 한다.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며 선택의 폭을 확대하는 차원이다.
이달 기준 현대차그룹의 백오더(주문 대기) 물량이 100만대를 넘어선 점은 부담 요인이다. 생산 최적화로 백오더 물량을 먼저 해소해야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경영 불확실성이 있으나, 연간 판매 목표 747만대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차와 함께 하반기 이후 점진적 부품 수급난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올해 현대차·기아는 견조한 실적 상승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올해 연간 영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현대차 8조원, 기아 6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 달성이 유력하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