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금융사와 빅테크·핀테크뿐만 아니라 초기 스타트업들까지 마이데이터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시도로 성장 기회를 잡겠다는 접근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1월 27일 첫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가 나온 후 1년여 만에 소규모 핀테크 기업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참여 수요가 증가했다. 업력이 길지 않아도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데다 성장성을 인정받는 기업군이 다수 포진됐다.
현재까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한 56개 본허가 사업자 중 23개 핀테크 기업을 보면 비교적 오랫동안 사업을 운영하며 규모를 키워 온 곳이 다수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NHN페이코, 뱅크샐러드 같은 빅테크 외에 핀크, 핀테크, SK플래닛, 민앤지, 핀다, 깃플,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등 각 분야에서 어느 정도 업력을 쌓은 곳이 상당하다.
올해부터는 스타트업 중심으로 마이데이터 시장 진입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본허가 사업자 자격을 갖추면 사용자 동의를 거쳐 직접 데이터를 확보해서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거나 신규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위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접수한 결과 타인에이아이(주식소셜플랫폼), 하이픈코퍼레이션(데이터API 마켓 플레이스), 왓섭(구독경제관리 플랫폼), 더즌(아파트 통합관리 ERP), 비트나인(그래프DB)이 참여했다.
타인에이아이는 주식 소셜 플랫폼 '오르락'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지난 2020년 회사 설립 후 작년 4월 오르락을 정식 출시했다. 끌림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에서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케이에스넷에서 분사한 후 올해 3월 데이터API 마켓 플레이스를 출시한 하이픈코퍼레이션도 마이데이터 시장을 노크했다. 이 회사가 제공하는 데이터API 마켓 플레이스는 스타트업이 다양한 데이터와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간편결제를 구축할 수 있는 지급결제API, 배달대행사와 연동한 배달 중계주문API, 기업 정보와 재무분석 리포트 등을 제공하는 기업분석API 등으로 구성됐다.
정기 구독 서비스 지출을 관리하는 구독관리 서비스 '왓섭'을 운영하는 왓섭도 마이데이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에 설립돼 아직 업력이 길지 않지만 구독 서비스를 즐기는 MZ세대 수요를 간파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왓섭은 일부 신용카드사가 개별 제공하는 구독관리 서비스의 일괄 제공을 넘어 보험, 대출, 적금 등 정기 지출하는 금융상품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에서 23억원 규모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비트나인과 더즌은 상대적으로 업력이 탄탄하다.
2013년 설립한 비트나인은 작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그래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그래프DB 전문기업이다. 금융·공공·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넘어 유통, 이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더즌은 2017년에 설립된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다. 아파트 통합관리 ERP 등 공동주택관리 관련 데이터 사업이 핵심이다. 카카오페이가 지분 9.9%를 보유한 제휴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소규모 핀테크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스타트업까지 마이데이터 사업 신규 신청이 늘고 있다”면서 “심층적인 심사와 함께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