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함기호 AWS코리아 대표 “고객 요구 만족시킬 때 서비스 혁신도, 1등도 이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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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 진출 10년을 맞았다.

설립 당시 한국에 리전도 없던 AWS코리아는 10년 만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법인으로 성장했다. 수많은 기업에 클라우드를 전파하며 우리나라 디지털 전환 여정의 동반자가 됐다.

SK에코플랜트, 만도, LG일렉트릭, 신한금융투자, 교보생명, 한화생명, 11번가, 현대 IT&E, 티빙, 왓챠, 현대건설기계, 대한항공, 삼성서울병원 등 산업별 다양한 고객이 AWS 클라우드를 도입해 혁신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디지털 전환 확산으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성장 속도는 점차 빨라질 전망이다. AWS코리아 역할과 비즈니스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재작년 10월 AWS코리아 대표로 취임한 함기호 대표는 규모가 큰 고객을 보다 많이 유치할수록 한국에 대한 AWS의 신기술과 투자 우선순위가 높아진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한국법인 대표로서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함 대표를 만나 AWS코리아 사업 현황, 국내 사업 전략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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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원배 전자신문 ICT융합부 부장

-취임 1년 6개월이 지났다. 어떻게 보냈는가.

▲AWS는 회계연도 시작이 1월이다. 2020년 10월 취임, 3개월 준비하고 새로운 회계연도를 시작한 셈이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조직도 만들고 여러 가지 셋업 작업을 했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고 사람을 만나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지난해 초까지 거의 6개월 정도는 이런 일을 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당시가 나에게는 제프 베이조스 AWS 최고경영자(CEO)가 강조하는 '데이 1(Day 1)'이었다. 데이 1은 늘 처음처럼 열정을 가지고 일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제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가능하면 데이 2가 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매너리즘, 현실에 안주하려는 마음 등을 갖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다.

-AWS의 기업문화는 어떠한가.

▲한 직장(한국HP)에서만 23년을 일했으니 새로운 곳에서의 문화적 충격이 컸던 것 같다. HP는 전통적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기에 앞서 관련 프로세스를 만들고 모두가 이에 따라서 움직이는 구조다. AWS는 무엇이든 스스로 알아서 새로 만들어야 하는 조직이다. AWS만의 고유 문화다.

규모는 큰데 생각은 스타트업 같이 하는 것도 특징이다. 창의적 생각을 가진 수많은 작은 조직이 모여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대신에 실패를 하더라도 전체로 퍼지지 않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AWS의 비즈니스 철학은 무엇인가.

▲AWS는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하다 보니 1등이 된 것이지, 1등이 되려고 노력해 1등이 된 게 아니다.

제프 베이조스는 고객이 하는 이야기를 불평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를 만족시킬 때 혁신이 일어난다고 강조한다. '이런 서비스가 필요한데 만들어주면 어떤가'라는 의견을 흘려듣지 않고 개선하고 혁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AWS에서는 매년 3000개 이상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가 나온다. 90% 이상이 고객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맞춰주는 과정에서 나오는 기능과 서비스다.

나 역시 고객으로부터 요구사항, 피드백을 듣는 데 집중한다. 고객은 처음엔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을 어려워 하지만 일단 전환하고 나면 만족도가 높다.

-그동안 AWS코리아의 국내 비즈니스는 어떠했나.

▲한국은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다. 국내에는 글로벌 수준 뛰어난 대기업이 많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반 스타트업, 게임사 등 기술력이 앞선 기업이 있고 우리보다 신기술을 더 많이 안다.

이들을 상대로 AWS코리아의 실적도 좋았다. AWS코리아의 성장률이 아태지역 1위다. 이런 성과를 앞세워 본사에 과감하게 투자를 더 해달라고 할 수 있었다. AWS 본사도 한국에 대한 투자 등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우리가 잘하면 본사가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그래픽처리유닛(GPU)이나 기타 물량에 대한 배정을 한국에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식이다.

국내 리전에 큰 고객을 유치할수록 좋고 새로운 서비스를 국내에 먼저 제공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게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는 웨이브랭스(에지 컴퓨팅 기술) 솔루션이다. 일본, 영국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출시됐는데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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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고객 사례를 소개해 달라

▲한국에는 2016년 1월 세계에서 12번째로 리전(서울)을 오픈했다. 2016년은 대한민국 클라우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에는 가용 영역(Availability Zone)이 2개였고, AWS 서비스도 24개였다. 지금은 서울 리전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는 160여개, 가용 영역은 4개로 늘었다.

현재 AWS 서울 리전에서 지원하는 고객사는 수만개로 늘어났으며 파트너사 또한 수십개에서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SK에코플랜트는 AWS와 협력, 폐기물 소각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 배출을 감소시키는 친환경 소각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서비스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현된 소각로 AI 솔루션은 머신러닝 모델을 구축·훈련·배포하도록 지원한다.

자동차 부품 기업 만도는 AWS를 클라우드 우선 사업자로 선정,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개발해 수소자동차 운전자, 자율주행 순찰 로봇 같은 모빌리티 솔루션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투자가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업무에 대거 활용하고 있으며 AI 디지털 콘택트센터를 도입해 고객 상담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였다.

-한국의 클라우드 도입 수준은 어느 단계라고 보는가.

▲현재 한국에 불고 있는 클라우드 붐은 광풍으로 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시장조사업체는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을 50조원 규모로 보는데 이 중 클라우드 시장은 약 15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아직 클라우드 도입 기업은 많지 않다. 시작 단계로 볼 수 있다.

클라우드를 잘 활용해서 디지털 전환 단계까지 간 것은 아니고 초기 단계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를 통해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고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물론 세분화해서 보면 디지털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 단계에 들어섰고 성숙도가 높은 곳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공, 대기업은 시작이 늦었다. 이제 업무 중 무엇을 클라우드로 전환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고 마이그레이션 하는 단계다. 클라우드 기반 혁신 단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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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코리아의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클라우드를 안 쓰는 기업이 훨씬 많다. 클라우드에 관심이 있는 곳을 대상으로 신규 고객을 만드는 게 첫 번째 과제다. 클라우드 고객사 한곳을 확보하려면 영업 등을 포함해 2년이 걸린다. 신규고객 전담팀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세일즈뿐만 아니라 마케팅도 동시 전개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마이그레이션 전담팀을 잘 운영하는 것이다. 확보한 고객사의 업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비즈니스 사업개발 전담팀, 기술지원팀, 컨설팅팀, 마이그레이션 사업이행팀, 파트너 등 여러 전담팀을 조직해 지원해야 한다.

마이그레이션을 마친 고객이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각 고객사나 산업별 전담팀을 만들어 맞춤형 특화 솔루션을 만드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클라우드 이외에 AWS코리아가 한국 사회에 이바지한 것이 있다면.

▲올해는 AWS가 국내에 클라우드를 서비스한 지 10년이 됐으니 의미가 큰 해다. 그동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했는지, 책임을 다했는지 180페이지에 달하는 백서를 만들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이외에 다양한 사회적 봉사도 지속했다. 청각장애인 학습지원센터, 오디오북을 통한 시각장애인 지원, 여성 기술인 양성을 위한 걸 인 테크 프로그램,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사관학교 등에 비용을 지원했다.

지방자치단체와 스마트팜 사업, 서울대병원과 자폐아 지원 프로그램 등 굉장히 많은 사회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코딩 교육 사례는 수두룩하다.

AWS코리아에 전담팀이 있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이 자기 시간을 쪼개면서도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더 확대하는 것이 나의 임무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IT 인재를 양성하고 취업도 할 수 있도록 학교 등과 연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계획이다.

-'AWS 서밋 코리아 2022'에 대해 소개해달라.

▲AWS는 11~1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리인벤트를 통해 향후 전략과 신규 서비스를 발표한다. 5월에는 각 국가와 지역별로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행사를 하는데 올해 국내에서는 5월 10일~11일 'AWS 서밋 코리아 2022'를 개최한다. 올해가 8번째다.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하는데 온라인 등록자만 2만2000명을 넘어섰다. 국내 최대 IT 서밋이다.

서밋은 우리의 발표도 있지만 고객사가 자사 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통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장이다. 발표하는 기술자들은 이에 대해 상당한 자긍심을 가진다. 올해는 강연이 90개인데 이 중 40여개가 고객사 사례 발표다.

올해는 특이하게 금융 고객을 위해 하루 종일 맞춤형 세션을 별도 운영한다. 임원급 100분을 모시는 리더십 세션,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사장의 키노트도 있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다양한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고객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 사이클을 만들어서 지원하는 것, 고객과 산업별 특화 전문가와 솔루션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AWS코리아는 지속적 국내 투자 확대와 더불어 디지털 인력 양성,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사회 공헌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객사-파트너사와 상호 긴밀하게 협력하는 IT 생태계 조성을 통해 국가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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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호 대표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학사, 미국 남가주대 학사, 미국 카네기멜론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최고산업전략과정(AIP)과 미국하버드비즈니스스쿨 최고전략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한국HP에 입사해 20여년간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판매 및 사업 개발 운영을 책임졌으며 한국HP 대표를 역임했다. 2020년 10월 AWS코리아 대표로 합류했다. AWS코리아 사업 총괄로서 대기업, 중소·벤처기업이 AWS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배우고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 고객 중심 사업을 이끌고 있다.


정리=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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