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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환 부산대대학원 화학소재과 교수

윤진환 부산대 교수는 '고탄성 이온젤' 개발로 주목받고 있는 고분자 연성재료 분야 전문가다.

'이온젤'은 전기장을 가하면 빛을 내는 유연 전계발광 소자다. 윤 교수가 개발한 '고탄성 이온젤'은 구부리는 정도의 유연성을 넘어 돌돌 말거나 길게 잡아당겨도 빛을 내는 새로운 소자다.

윤 교수는 “기존 이온젤을 지우개라 한다면 새로 개발한 고탄성 이온젤은 고무줄에 비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유연 이온젤은 쉽게 갈라지고 전기전도도도 낮다. 고탄성 이온젤은 자유롭게 형태를 바꾸거나 원형의 12배까지 늘려도 빛을 냈다. 섭씨 0도에서 200도까지 넓은 구간에서도 잘 작동한다.

윤 교수는 “먼저 소재 구조에 집중했다. 유연 고분자와 질긴 고분자를 각각 그물구조로 만들어 교차시켜 탄탄한 젤 소재를 만들고, 여기에 전류가 잘 흐르는 이온성 액체를 첨가해 강도와 유연성, 전기전도성을 모두 높였다”고 설명했다.

'고탄성 이온젤'은 쉽게 모양을 바꿀 수 있다. 크기를 자유롭게 조절해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다양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한 만능 센서나 만능 배터리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진성호 부산대 교수, 한국재료연구원과 삼원소 유기 태양전지 광전환 효율과 수명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고분자 물질도 개발했다.

삼원소 유기 태양전지는 전자를 주고받는 물질이 3개로 구성된 전지로 넓은 영역의 빛을 흡수할 수 있게 기존 유기 태양전지에 새로운 고분자 합성 물질을 추가해 만든다.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사용해 만든 삼원소 유기 태양전지는 광전효율 17.4%로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생산 단가도 저렴해 양산도 수월하다. 고효율 유기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 각종 유기물 기반 전자소자의 효율과 안정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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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교수는 즐겁게 연구하면 성과도 자연스레 이어진다고 말했다. 사진은 윤 교수 연구실.

“어떤 분야 연구든 즐겨야 오래 할 수 있고 성과도 나온다.” 윤 교수의 연구 철학이다.

그는 “화학소재는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매력적인 연구 분야라 생각해 전공으로 택했다. 지금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에 파고들고 즐겁게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성과도 나오는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연구를 즐기며 하는 연구문화가 확산하면 자연스레 세계적 연구 성과도 나올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연구 과제나 지원 예산 등 우리나라 연구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그래서인지 개별 연구자나 대학, 연구기관의 연구 수준도 매우 높다”며 “이제는 개선된 연구지원 인프라를 어떻게 잘 활용해 선진 연구성과를 낼 것인가가 연구자에게 주어진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포항공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미국 메사추세츠주립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지냈고 동아대 화학과 조교수, 부교수를 거쳐 지난 2018년부터 부산대 화학교육과와 부산대 대학원 화학소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