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위치한 브랸스크주(州) 대형 유류 저장소 2곳이 폭발해 러시아 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섰다. 러시아군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수송하던 철도도 또 다른 폭발로 파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단순 화재가 아닌 우크라이나군 반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25일(현지시간) 오전 2시께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동쪽으로 154㎞ 떨어진 브랸스크 시의 유류 저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브랸스크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향할 때 경유하는 주요 지점이다. 비상사태부는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없으며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성명을 내고 “브랸스크 지역의 경유와 휘발유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연료 비축량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유류고 두 곳에 보관된 석유는 1만5000t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는 유류고 폭발의 원인을 화재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연료 저장 시설을 공격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언론 바자는 현지 수사관들도 해당 화재가 단순히 발생한 것이 아닌 전투용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킹스칼리지런던대의 군사 전문가 롭 리는 더 타임스에 “공습 또는 미사일 공격으로 보인다”면서 “우크라-러시아 국경 근처에 배치할 경우 두 타깃 모두 사정권인 토치카-U 전술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더 타임스는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확인된다면 이번 폭발은 2차 대전 후 외국군이 러시아 영토에서 수행한 가장 중요한 공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일 접경 지역인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주의 유류 저장고를 공격해 폭파시킨 바 있다. 당시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주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 헬기 2대가 낮은 고도로 러시아 영공을 침범해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