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에듀테크가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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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은 교육에 여러 상처를 남겼다. 코로나19 확산이 디지털 혁신을 앞당겼다. 하지만 교육에서 디지털 혁신이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학습결손, 학습격차, 사교육비 증가라는 결과다.

학습결손, 학습격차를 확인하고 학생 개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처방하기 위해서는 기술 도움 없이 불가능하다. 교사가 일일이 학생의 성취도에 따라 개인지도를 해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에듀테크는 학교가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도구 가운데 하나다. 교육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앞다퉈 에듀테크에 투자하는 이유다. 코로나19 기간에 학교 내 무선 인터넷 인프라 확산과 디지털 디바이스 보급을 서둘렀고, 인공지능(AI) 교사 연수 사업 등이 시작됐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이 등장하면서 학생의 수준별·관심별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도구가 늘었다. 학원 등 교육기관에서 교사 업무 부담을 줄여 주면서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기존 교육·출판 기업도 에듀테크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하고 있다.

가정에선 최신 온라인 교육서비스를 찾지만 학교에서의 활용은 여전히 더디다. 학교는 오랫동안 금줄을 내걸고 공교육에 대한 사교육 접근 자체를 백안시해 왔다. 지금까지 언급한 치열한 투자와 경쟁을 펼치는 에듀테크 스타트업 터전은 여전히 학교 담장 너머에 있다. 기가급 무선 인터넷, 첨단 전자칠판, 최신 노트북이 갖춰진 학교에 에듀테크 기업의 서비스와 솔루션 도입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원격 학습이나 유튜브, 일부 방과후학습에서나 이용하는 정도다.

규모가 작은 에듀테크 스타트업 입장에서 공교육 시장 진입은 여전히 정책과 예산 문제에 막혀 있다.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나뉜 이분법적 시각으로 에듀테크 관련 산업지원 정책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검증된 교육 솔루션만 진입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검증 기회조차 제한적이다.

에듀테크 기업의 성장 터전은 학교 교육이 돼야 한다. 기술은 빠르게 변화하고, 이를 공공에서 모두 직접 개발할 수 없다. 학교는 가장 좋은 교육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좋은 에듀테크 서비스는 하루아침에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인된 기회의 장에서 지속적 학생, 교사, 학부모와 혁신가 및 기술 전문가의 피드백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미래세대 교육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과 교육 협력 체계는 필수적이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해 교육업체를 학교 담장 안에서 공정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새 정부에선 이분법을 넘어선 교육 정책을 기대해 본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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