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고온에서 감자 수확량이 감소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향후 고온에서도 감자 수확량을 유지하는 품종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이효준·김현순 식물시스템공학연구센터 연구원팀이 감자 생육 시기별로 유전자 분석을 시행, 고온에서 감자가 재배될 때 '괴경(양분을 저장해 뚱뚱해진 감자 등 덩이줄기)' 형성을 억제하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고온에서 감자 수확량 감소는 기존에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고랭지에서 재배된다. 주요 원인으로 유전자(StSP6A) 기능 저하를 지목하고 있다. 이 유전자는 고온에서 괴경 형성을 유도한다. 기능이 저하되면 당연히 감자 수확량이 줄어든다.
감자의 재배 기간 동안 StSP6A 유전자가 점차 증가하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유전자 양이 증가하지 않는다. 다만 생육 전반에 걸쳐 생육 온도나 수확량 관련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다양한 온도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생육 시기별로 감자 유전자와 수확량을 분석했다. 고온 상황에서 생육 초기, 후기에 괴경 형성 억제 양상이 다름을 규명했다. 생육 초기에는 StSP6A 유전자 RNA를 조절해 괴경 형성을 억제하는 반면, 후기에는 유전자 DNA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또 생육 초기 StSP6A 유전자 발현을 높이면 수확량을 회복할 수 있지만, 후기에는 유전자 발현을 높이더라도 수확량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생육 초기와 후기에 괴경 형성 억제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전자들을 추가로 제시했다.
연구책임자인 이효준 연구원은 “고온 환경에서 감자 수확량 감소는 생육 부진 등 부작용이 아니라 식물 스스로 환경 적응을 위해 괴경 형성을 억제했기 때문”이라며 “감자 수확량 감소 원리를 활용한다면 향후 고온 환경에서도 수확량이 높은 감자 품종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