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금리 최상단 6'83%' 1.4%P ↑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은행들이 18일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인상했다. 이미 대출받았던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은 물론 신규 대출 수요자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어 소비자 '이자 폭탄' 우려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고정금리를 연 3.98~6.38%로 조정한다. 이는 지난해 말 주담대 고정금리(연 3.6~4.978%)보다 상단이 1.4%포인트(P) 이상 증가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도 올랐다. 이 기간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1~5.07%에서 연 3.420∼5.342%로 상단이 0.272%P 높아졌다.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기준금리 인상 등 시장금리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3.428%로 지난해 말보다 1.0%P 이상 증가했다. 이어 은행연합회가 신규 코픽스를 1.72%로 전월 대비 0.2%P 올렸다.
금리 추가 상승 개연성도 크다. 총재 공석 상태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적절한 조정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금리 인상이 바로 가계 이자로 이어지는 만큼 서민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경우 대출이자 부담이 2조원 넘게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정금리의 경우 금리 인상이 반영되지 않지만, 변동금리는 금리 조정이 곧바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변동금리와 당장 주담대를 받아야 하는 실수요자는 금리 부담이 종전보다 커질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금금리가 올라 은행권 주담대 금리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변동금리와 신규 대출건에는 인상된 수치가 금리를 기반으로 반영되는 만큼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최근 가계대출 수요가 줄면서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실제 차주가 대출을 받을 경우 실제 상승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주담대 금리까지 늘고 있지만, 실제 해당 수치가 모두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기에 최근 은행들이 금리를 우대금리 등을 제공하고 있어 일부 조정은 있지만,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