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첼시 구단주 아브라모비치 측근까지 자산 동결…"최대 16조원 규모"

영국이 잉글랜드 프로축구단 '첼시 구단주'로 알려진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을 지난달 동결한 데 이어 그의 측근 2명의 약 16조원 규모 자산도 동결했다고 CNBC 등 외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아브라모비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혜택을 누려온 재벌로, 지난달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우크라이나와의 중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고 주장하지만 서방에서는 여전히 아브라모비치를 푸틴의 최측근으로 보고 있다.

영국이 지난달 아브라모비치의 자산 동결을 결정하고, 덩달아 그가 구단주로 있는 첼시의 티켓 판매도 금지하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그의 구단주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 14일 아브라모비치의 측근, 유진 테넨바움 첼시 이사와 데이비드 다비도비치까지 자산 동결이 발표됐다. 동결 자산은 100억달러(12조3천억원)~130억달러(약 16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는 영국 정부의 자산 동결 조치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테넨바움은 구소련 체제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한 인물로, 첼시 구단 홈페이지는 그를 '아브라모비치의 최측근'으로 설명했다. 다비도비치도 아브라모비치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신흥 재벌 중 한 명이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브라모비치의 자산이 측근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브라모비치와 연계된 투자회사인 어빙턴인베스트먼트의 경영권은 우크라 침공이 시작되자 테넨바움에게 넘어갔고, 지난달에는 다비도비치에게 넘겨졌다. 어빙턴인베스트먼트는 러시아 최대 정보통신(IT) 기업인 얀덱스를 비롯해 최소 8개 기업에 투자한 회사다.

이번 자산 동결은 아브라모비치와 푸틴 대통령을 겨냥한 셈이다. 영국 당국은 “이번 제재는 자산이 러시아로 송금돼 푸틴의 전쟁 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됐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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