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몸살 앓는 지구…우주에서 보니

4년 만에 절반으로 준 美 최대 저수지 등 심각

Photo Image
2018년 3월(왼쪽)과 2022년 3월 파월호 수위 비교. 사진=유럽우주국(ESA)

유럽우주국(ESA)은 지구 저궤도에 자리잡은 인공위성을 이용해 지구를 매시간 기록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구를 감시하고 있는 만큼 이상기후도 위성 카메라에 또렷하게 포착된다.

ESA는 11일(현지 시간) 미국의 가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 최대 저수지 중 하나로 꼽히는 파월 호수가 4년만에 눈에 띄게 마른 모습이다.

파월호는 애리조나주(州)와 유타주(州) 사이 콜로라도강을 따라 흐르는 저수지다.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인공 저수지, 파월 호수는 서부 지방의 주요 상수원이다.

이 저수지가 4년 만에 급격히 낮아진 수위를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 코페르니쿠스 센티널-2호 위성이 포착한 사진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파월호의 수위를 기록했다. 2022년 3월에 찍힌 사진에 표시된 노란색 실선은 2018년 3월의 수위를 나타낸다.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모습이다.

ESA는 “2022년 3월, 파월호 1980년 조성된 이후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미국 정부는 사상 최초로 콜로라도강의 물 부족 사태를 선언했다. 이어 반년 만에 파월호가 사상 최저치를 또 다시 갱신하면서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감이 커졌다.

Photo Image
1985년 1월 27일(현지 시간, 왼쪽)과 2021년 2월 26일 웁살라 빙하 비교.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유럽우주국(ESA)
Photo Image
아래 빨간색 실선이 1985년 웁살라 빙하 위치. 2021년(노란색 실선) 빙하가 대거 녹아 짧아진 모습. 사진=유럽우주국(ESA)

해빙은 흔히 ‘지구 온난화’로 불리는 기후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웁살라 빙하는 아르헨티나 로스글레시아레스 국립공원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빙하다. 남부 파타고니아 빙하에서는 세 번째로 크다. 이 빙하가 50년 간 계속된 기온 상승으로 후퇴하고 있다.

1985년 미국 랜드샛 위성이 포착한 사진에서는 사진 중앙에 있는 웁살라 빙하가 길게 뻗어 있는 반면, 2021년 코페르니쿠스-센티널 2호 위성이 포착한 사진에서는 빙하가 대폭 줄어들어 짧아진 모습이다.

Photo Image
(왼쪽부터) 2019, 2020, 2021년 중국 내 이산화질소 농도. 사진=유럽우주국(ESA)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가진 이산화질소도 기후 변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오염물질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일회용품 사용 증가 등으로 인한 각종 환경 오염을 야기한 한편, 일부 지역의 봉쇄력으로 대기 오염물질의 감소하기도 했다.

2020년 1월 23일 중국은 우한 등 지역에 봉쇄령을 내렸다. 산업과 교통 등 일상활동이 한 순간에 중단되면서 화석 연료 연소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 배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베이징은 2019년 2월보다 약 35% 감소했으며, 충칭은 45% 이상 감소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 센티널-5P 위성이 포착한 데이터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어 1년 후에는 같은 지역에서 다시 고농도의 이산화질소가 발생한 것이 보인다.

코페르니쿠스 센티널-5P 미션을 담당하는 클라우스 제너 매니저는 “대기 중 이산화질소 농도가 인간의 활동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내) 이러한 감소는 상당수 규제 완화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Photo Image
2015년 3월 10일(현지 시간, 왼쪽)과 2020년 3월 23일 홍수 비교. 수위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

가뭄과 반대로 홍수 또한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미네소타 등 23개 주(州)에서는 매년 봄마다 홍수가 일어나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위한 대비를 마친다.

그러나 2020년 3월 23일에는 기록적인 홍수가 일어났다. 랜드샛-8호 OLI가 촬영한 사우스 다코타주 동부의 미주리 강 지류인 제임스 강 사진은 보통의 홍수보다 높은 수위를 그대로 보여준다. 2015년 3월 봄 기간 동일 영역을 비교하면 수위가 얼마나 높은 지 가늠할 수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애버딘에 있는 미국 기상청 소속 에이미 파킨 기상학자는 "지난해 가을 얼어붙었을 때 지면이 완전히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강 수위가 겨우내 낮아지지 않았다"며 “지난 몇 주 동안 눈과 강 얼음이 녹으면서 물은 갈 곳이 없었다”고 했다. 해빙으로 인한 전체적인 수위 상승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