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스마트안경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분야 투자가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하다. 사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스마트안경에 대한 관심은 과거에도 있었다.
구글은 2012~2016년 프로젝트 글라스를 통해 기업용 글라스를 선보였지만 눈의 통증과 두통 등을 유발했다는 지적을 받아 이후 외부에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더버지에 따르면 현재 약 300명에 달하는 메타버스 인력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스마트안경의 선구자로 불리는 노스(North)라는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본격 행보를 다시금 시작한 듯하다. 노스가 개발한 포칼(Focals)은 안경테 안쪽에 프로젝터가 달려 있어 실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그동안 스마트 글라스가 안경테를 만지는 방식으로 조작했던 것과는 다르게 손가락에 착용하는 반지를 통해 제어를 한다.
애플 역시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혼합현실(Mixed Reality·MR) 헤드셋을 출시할 전망이다. 특히 기술개발그룹이라는 대규모 팀이 MR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정확한 스펙은 알려진 것이 없지만 애플 분석가로 유명한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4K 디스플레이에 6~8개에 달하는 카메라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스마트안경에 가장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메타(구, 페이스북)이다. 메타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조직인 '리얼리티 랩(Reality Labs)'을 출범시켰고, 지난해만 100억달러(약 11조9710억원)를 투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존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대의 '홀로렌즈2'를 기업용으로 개발해 홍보하고 있다.
앞에서 나열한 각 기업의 스마트안경은 몇 가지 기술이 구비돼야 쾌적하게 구현할 수 있다. 먼저 디스플레이(Dispaly) 기술이다. 우리 눈 바로 앞에 투사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사람의 눈과 비슷한 수준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기술이 요구된다. 장시간 사용시 시력 저하 문제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다. 현재 빅테크 기업은 시각, 청각에 주안점을 두지만 향후 촉각, 후각, 미각 및 디지털트윈을 통한 미래예측 인공지능 기능까지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현재의 목소리다.
트래킹(Tracking) 기술도 관건이다. 몰입 콘텐츠에서 사용자 생체데이터를 인지해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기술로 현재 전 세계 스타트업 회사 중심으로 손동작, 발동작, 골격추적을 연구하고 있다. 스마트안경이 스마트폰보다 월등한 인터페이스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스마트안경을 제어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쾌적함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합(Rendering) 기술이 요구된다. 정합기술은 몰입 콘텐츠를 고해상도/고화질로 정합·구현하는 HW/SW 통합 기술로 콘텐츠의 사실적인 표현을 나타내는 게임회사의 VR 콘텐츠 제작과 AR 가상객체 생성이 요구된다.
현재의 이동통신 스마트폰 단말은 화면을 터치하거나 손끝으로 드래깅함으로써 두 손을 사용하는 불편함을 갖는다. 이러한 두 손 사용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소통방식이 없을까. 그리고 그러한 새로운 장비는 과거와 다른 무엇을 더 해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로써 스마트안경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물을 바라만 봐도 바라고 있는 사물에 터치나 드래그 없이 바로 전화할 수 있고 별도 디바이스 없이 실시간 장편영화도 볼 수 있으며, 컴퓨팅 보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안경'이 우리 앞에 언제 놓이게 될지 궁금하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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