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칼럼]자율주행 기술 효율화를 통한 안전한 도로 환경 구현

최근 자동차에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정보기술(IT)이 도입되면서 자동차 산업은 물리적, 기계적 구조가 주도하는 산업이 아니라 소프트웨어(SW) 중심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글로벌 선도 기업들의 행보에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난다. 구글·아마존·바이두 등 SW·플랫폼 분야에 강점이 있는 IT 기업들이 자율주행 택시, 물류 배송과 같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자동차 업계 선도 기업들도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거나 전문 조직을 설립하는 등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의 빠르고 도전적인 변화는 우리 삶의 실질적인 변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인구 증가로 우리 주거 공간은 빠르게 도시화하고 있다. 차량을 통한 도심 내 및 도시 간 이동과 물류 운송은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특수 상황에서 개인화된 이동 수단, 택배와 같은 물류 운송 서비스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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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하지만 빠른 교통수단이 제공하는 편리함과는 반대로 위험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교통사고는 현재 세계에서 8번째로 높은 사망 원인이다. 연간 발생하는 교통사고는 135만건으로 24초당 1명이 목숨을 잃는 셈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많은 선진국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들은 더욱 안전한 도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제도적, 기술적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포함해 안전 규정 강도를 대폭 높인 '신차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동비상제동장치, 차로이탈경고시스템, 후측방경보시스템 등 기존의 고급 차량에 탑재되던 안전 기능들이 이제 폭넓은 차종에 기본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

ADAS 및 자율주행에 대한 안전 규제가 강력해짐에 따라 자동차가 갖춰야 하는 주행 환경 인식 정밀도에 대한 기대 수준도 높아졌다. 차량에 탑재되는 센서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을 완벽하게 보장하기 위해 강력한 SW와 하드웨어(HW) 기술이 자동차에 결집하고 있다.

많은 자동차 및 자율주행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 보급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효율화'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안전한 도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의 혜택이 도로 환경 전반에 걸쳐 보급하려면 고가의 차량뿐만 아니라 하위 차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라인업에 적용될 수 있는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실제로 최근 업계는 ADAS 기능이나 자율주행에 필요한 각종 인식 및 제어 SW를 경량화해서 컴퓨팅 HW의 단가를 낮추거나 동일한 조건에서 더 많은 센서와 연동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라이다 같은 고가 장비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카메라로 대체하는 '의사라이다'와 같은 신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사실 자율주행차 미래가 업계의 전망보다 더 더디게 올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있다. 안전과 생명을 담보한 산업이 갖춰야 할 높은 기준과 기술력, 이를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는 효율성, 이와 함께 사회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과 인식 개선에 많은 시간·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업계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산적한 과제 해결이 대단히 큰 도전임을 하루하루 실감한다. 하지만 기술은 오늘도 발전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완벽한 안전'이라는 궁극의 가치 아래 신중하지만 지속적인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대표 junhwan.kim@stradvisi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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