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보다
대출 한도 높고 소득 기준 완화
농협銀 완판…우리銀 43%판매
이달 말 모든 물량 소진 가능성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대 연 6%를 넘어서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적격대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한도가 적었던 은행의 경우 이틀 만에 한도가 소진됐고, 나머지 은행들도 공급된 물량을 빠르게 채우는 등 속도가 가파르다. 이 같은 속도면 이르면 이달 말 모든 은행의 적격대출 물량이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이날 정오 기준 적격대출 판매율이 43%로 집계됐다.
1일부터 적격대출 공급을 재개한 우리은행은 2분기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로부터 1000억원 안팎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적격대출 공급이 첫날 급격히 몰리면서 일주일 만에 전체 물량 50% 가까이가 대출됐다.
배정 한도가 가장 적었던 NH농협은행은 이미 이틀 만에 분기 한도가 소진됐다. 300억원 안팎의 적격대출 한도가 소진되면서 조기에 신청을 종료한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중 부동산 매매 잔금을 치를 예정인 고객이 미리 대출 신청을 하면서 은행들의 한도가 조기에 소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물량이 많았던 하나은행은 아직은 여유가 있었다. 하나은행의 2분기 적격대출 공급 물량은 2500억원 안팎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구체적인 적격대출 소진율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전체 공급 15% 안팎이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격대출은 주금공이 은행을 통해 무주택자나 일시적 2주택자를 위해 공급하는 장기(10~40년) 고정금리 분할상환 주담대 상품이다. 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면 주금공이 대출 자산을 사오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주금공의 또 다른 주담대인 보금자리론과 비슷하지만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5억원까지 빌릴 수 있다. 여기에 대출 한도가 크고 소득요건이 없어 대출 문턱도 낮은 것이 특징이다.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 이하(신혼부부 8500만원)인 자가 6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3억60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다. 한도는 주금공이 분기별로 정한다. 이 범위에서 은행들이 따로 월별 한도를 선정하기도 한다.
현재 적격대출의 최대 메리트는 시중은행보다 낮은 이자다. 최근 시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는 연 4.01~6.07%인데, 적격대출 금리는 연 3.95%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적격대출에 실수요자가 몰리는 것이다.
앞서 지난 1분기에도 은행들의 적격대출 한도가 한 달여 만에 모두 소진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맞물려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적격대출에 실수요자를 비롯 대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 은행들은 이르면 이달 말께 적격대출 한도가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료:각사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