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 1, 발사!' 날아오르는 우주선을 향해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우주선 속 우주비행사들은 다시는 지구에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자신이 맡은 임무의 막중함을 되새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2부작 다큐멘터리 '우주 정거장의 비밀' 속 장면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표 우주선 프로젝트에 얽힌 자세한 속 이야기를 담았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이 만들어지기까지 나사는 30여년간 유인우주선, 우주왕복선, 허블 망원경 등을 차례로 개발해왔다. 시속 1만7500마일로 지구 표면에서 약 240마일을 비행하는 국제우주정거장은 인간이 우주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거대한 과학 실험실이다. 우주 환경이 생물학, 특히 인간 신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연구한다.
국제우주정거장은 미국이 러시아, 일본, 영국 등 16개 국가와 연합해 진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건설됐다. 우주 왕복선에 정거장 부품을 실어 보낸 뒤 우주에서 조립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시 말해 우주정거장을 지으려는 야망을 늘 가지고 있었던 나사에게 우주 왕복선은 그 꿈을 실현시켜준 중요한 수단이었다.
우주왕복선이 우주로 발사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만들어진 우주선 중 가장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그때 당시 비행기처럼 우주로 발사된 후 버려지는 게 아니라 지구로 돌아와 재사용될 수 있다는 면에서 천문학적 비용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합리적 비용으로 안전하게 우주에 갈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인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는 것은 인류 역사의 큰 도약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주비행사들이 목숨을 잃는 참극을 겪기도 했다. 첫 민간인을 태운 우주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하는 사고로 우주비행사 6명과 교사 1명이 이륙 직후 목숨을 잃었고 그 장면을 생중계로 접한 사람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다. 다큐멘터리 속 인터뷰를 통해 동료 혹은 자식을 잃은 사람들의 참담한 심정을 여실 없이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또 다른 왕복우주선인 컬럼비아호 폭발사고로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는 중단되는 듯했으나 냉전의 비밀 무기이기도 했던 우주왕복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극적으로 재개됐다. 여러 우주선과 허블 망원경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면서 30년이 지난 현재는 국제 협력의 위대한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축구장 면적보다도 넓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200명이 넘는 17개국의 우주 비행사가 근무했으며 정거장은 오늘까지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이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나사의 우주비행사와 전문가들이 밟아온 역사를 흥미롭게 담은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 시리즈 '우주 정거장의 비밀'은 월트디즈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에서 감상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