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초고성능 두뇌에 6년전 디자인... 아이폰SE 3세대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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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SE 3세대

애플 아이폰SE 3세대는 오래된 소형차에 강력한 스포츠카 엔진을 얹은 듯한 스마트폰이다. 외관은 수수함을 넘어 올드한 느낌이 강하다. 새 제품을 구입했다는 신선함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대용량·고화질 앱과 콘텐츠를 거침없이 구동하는 출중한 성능은 일반적인 보급형 스마트폰 이상의 모바일 경험을 제공했다.

아이폰SE 3세대 겉모습은 6년 전 출시된 구형 아이폰과 거의 동일하다. 케이스 조차 그대로 사용 가능했다. 최신 스마트폰 풀 스크린에 익숙해진 눈은 위·아래 넓은 베젤이 자리한 4.7인치 LCD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답답하게 느껴졌다. 특히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시청할 때는 자막을 보는 게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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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SE 3세대

반면 앱 실행 시 느껴지는 쾌적함은 여느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상회했다. 가장 기본적인 통화 앱부터 모바일 웹 브라우징, 3차원(3D) 그래픽 게임까지 버벅거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3D 오픈월드 게임인 '원신'이나 '마블 퓨처 레볼루션'도 고화질로 빠르게 즐길 수 있었다.

아이폰SE 3세대는 아이폰13 시리즈와 동일한 A15 바이오닉 칩셋이 탑재됐다. 비슷한 가격대(59만원)의 스마트폰이 대부분 성능을 절충한 보급형 칩셋 탑재로 최신 앱 구동 속도에 영향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게임을 즐기는 학생 등 타깃 수요층에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열 관리도 준수했다. 장시간 게임을 구동해도 과한 뜨거움이나 성능저하는 체감되지 않았다. 다만 여타 스마트폰 절반 이하 수준(2018㎃h)의 배터리 용량과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작은 화면은 아쉽다. 잠시 게임을 하고 웹 브라우징과 사진을 찍다 보니 반나절 만에 배터리가 10% 이하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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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SE 3세대

후면 1200만화소 싱글 카메라는 주간 만큼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줬다. 카메라 하드웨어 자체는 변화가 없었지만 A15 바이오닉 칩셋의 이미지 프로세서를 활용해 소프트웨어적으로 품질을 높였다. 하지만 인물촬영 모드에서는 피사체와 배경 사이의 디테일이 다소 뭉개졌다. 야간 촬영 시 화질 저하도 도드라지게 느껴졌다. 여타 보급형폰에 기본 사양으로 자리잡은 망원과 광각 등 다양한 카메라 렌즈가 적용되지 않은 점도 범용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요소다.

아이폰SE 3세대는 여타 보급형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크기가 작고 저렴하지만 성능 하나만은 최고 수준을 충족한다. 하루 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길지 않더라도 모바일AP 성능으로 인한 제한을 받고 싶지 않은 사용자에게 적합하다.

아이폰SE 3세대 국내 출고가는 64GB 모델 59만원, 128GB 66만원, 256GB 80만원이다. 색상은 미드나이트, 스타라이트 레드 등 세 가지로 구성됐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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