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시급하고 취약한 ESG 경영요소에 집중
ESG 경영성과는 수익 개선 결과와 연계되도록 관리
ESG 경영을 비즈니스 기회창출로 연결
최근 ESG라는 새 화두가 세상을 뒤덮고 있다. ESG는 기업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요소가 비재무적 성과로서 기업의 미래 가치와 지속 성장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새 경영 패러다임이다.
2004년 유엔글로벌콤팩트와 국제 금융공사가 공동 발의한 콘퍼런스 보고서에서 공식 등장한 후 2006년 유엔이 제시한 투자분석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ESG 이슈를 반영하는 책임투자 원칙(UNPRI)을 의결하면서 본격화됐다.
최근에는 세계적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2020년 기업에 보내는 연례 편지에서 '기후 리스크는 투자 리스크'라는 관점으로 투자 프로세스에서 ESG 성과를 고려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전 공급망에 이르는 모든 기업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은 뉴욕타임스에 '기업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늘리는 것'이라는 주제의 글을 게재했다. 그가 이 글에서 주장한 주주 우선 이론은 50년 동안 비즈니스의 가장 큰 아이디어라고 인식돼 왔지만 기업의 사회·환경적 영향이 커짐에 따라 기업 이해 관계자와 사회의 다양한 요구가 커져 왔고, 기업경영 가치 관점이 변화돼 왔다.
2019년에는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 협의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서 '기업은 주주 중심에서 벗어나 모든 이해관계자에 대한 헌신'이라고 기업 목적에 대한 성명을 공표했다. 2021년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그의 저서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모델'을 제시했다.
그러나 ESG 경영의 비재무적 경영 성과가 기업의 미래 가치와 투자자의 투자 가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지만 기업 이익을 포함한 재무적인 성과의 기업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제 새롭게 요구되고 있는 ESG는 최근 유럽연합(EU)에서 공급망 실사 의무화가 법제화되고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에서 기업 간 거래의 기본조건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기업경영 환경에서 자원과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ESG 경영은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 걸까. 가장 현실적이고 중요한 전략은 '벌이가 되는 ESG'이다.
첫째 가장 시급하고 취약한 ESG 경영 요소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이 연결된 산업의 공급망에서 인권, 노동환경, 안전, 온실가스 배출, 자원순환 등 많은 요소 가운데에서 중요하게 요구되는 부문에 집중한다. 즉 공급망 중간에 있는 중소기업은 관련된 산업이나 거래 기업의 핵심 ESG 경영 요소에 집중해서 거래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ESG 경영 성과는 수익 개선 결과와 연계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ESG 경영 요소는 기업이 이미 운영해 온 것들이지만 ESG 관점에서 체계적인 실행 목표 관리가 가능하도록 운영체계를 갖춰야 한다. 자원과 에너지 절감에 대한 시스템 혁신으로 비용을 절감, ESG 성과가 기업 수익으로 연결되는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ESG 경영을 비즈니스 기회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 ESG 요소에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과 차별성을 접목해서 세탁 헹굼이 절약되는 유니레버 '컴포트원 린스'와 같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은 ESG의 새로운 물결이 밀려오고 있지만 아직 체감하지 못하거나 경영을 어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ESG는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새로운 흐름으로 확산하고 있다. ESG 경영은 비재무적인 경영 요소 실행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것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수익 창출에 기여하게 되고, 여전히 수익 창출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중소기업의 가장 착한 ESG는 '벌이가 되는 ESG'다.
김진한 한국ESG경영연구원 대표·삼진 기술고문 jhkim60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