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총리제-국가과기위 도입
과기정통부 유지 등 개편 최소화
대통령은 지휘자-민간은 연주자
기능-기관 역할 분담하고 협력을
윤석열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정부 조직개편 폭을 최소화하되 과학기술부총리제나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도입으로 민간 중심 미래 정책기획·조정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공감대가 확인됐다. 국가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중심에 두고 차기정부 과학·ICT 거버넌스를 설계해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김영식·이영·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과학기술 선도국가를 위한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에서는 '과기부총리제'와 과학과 ICT 융합을 전제로 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다수 참석자가 의견을 모았다.
전 과학기술부 차관 출신으로 윤석열 당선인 과기정책 수립에 핵심역할을 수행한 박영일 이화여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 과학기술 리더십을 토대로 과학에 관심을 갖고 과기 중심 국정 운영을 펼쳐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체제가 분산돼 각자 필요에 맞는 연구개발(R&D)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마에스트로(지휘자) 역할, 민간은 연주자 역할”이라며 “새로운 거버넌스는 민간 중심 원칙 아래 미래 기획 기능과 기관 간 역할분담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버넌스 대안으로 윤 당선인 공약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안과 안철수 후보가 제시한 과기부총리안을 비교했다. 국과위안은 대통령 직속 민관 위원회와 사무처로 구성된다. 자율성이 강화되지만 결정 실행력을 담보하는 게 과제로 지목됐다. 과기부총리안은 디지털플랫폼 정부와 4차 산업혁명 등을 포괄하고 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실행력을 높일수 있지만 예산담당 부처의 권한 등 조정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디지털미디어혁신부를 설립한다면 방송의 정치화 문제, 우주항공청은 독립성 확보방안을 중점 고민해야 한다”며 “바이오 분야를 전담할 거버넌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참석 전문가는 이와 같은 과기 분야 국정기획 기능 강화에 동의하면서도 현재 정부조직 체계를 바꾸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웅 경희대 교수는 “조직은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며 ICT와 과기는 융합, 발전에 같이 활용되고 있다”며 “미중 패권경쟁 등에 대응하려면 총괄 조정하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동안 이어진 과기정통부 조직을 분해하면 현장에서 불확실성을 가중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당선인 ICT 정책 수립에 핵심적으로 참여한 고진 한국메타버스산업협회장은 “조직 문제보다 정치에서 독립한 과기 거버넌스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며 “정치로부터 독립해 과학기술계가 주도 가능한 인선이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아주대 교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인력 양성이 부처별로 산재돼 난맥상을 이룬다”며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을 국가과기 인재 양성 컨트롤타워로 재정립, 국가과학기술인재원으로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