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에 바라는 디지털 10대 어젠다]SW 기반 디지털 강국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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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은 물론이고 전 산업 영역에서 SW 활용이 급증하고 있다. SW 개발자 확보전도 치열하다.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첨단 SW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 수요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50년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은 제조업이 견인했다. SW산업이 사실상 '0차 산업'이 된 만큼 SW를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AI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대국민 행정시스템을 대전환하고 국정 운영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SW산업 선진화가 선행돼야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SW산업의 낡은 제도와 관행 개선, 고부가가치 제품과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 육성, 인력양성 등 3가지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예산과 실행력을 갖춘 강력한 컨트롤타워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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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의 공약 중 SW 관련 공약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 관련 공약에 간접적으로 일부 들어가 있다.

◇낡은 제도 개선이 최우선 과제

정부와 SW기업 노력으로 제안요청서(RFP)의 독소조항 철폐 등 SW산업의 오래된 관행이 개선됐다. 그럼에도 개선해야 할 제도나 관행은 여전하다.

SW사업 대가산정때 기능점수(FP) 사용이 의무화됐지만 아직 운영 단계에서는 투입공수(Man/Month) 기반으로 대가를 산정한다. FP로 대가를 산정하는 개발 사업에서도 발주처가 개발 인력 상주를 원하며 투입 인원 숫자를 세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인력이 프로젝트 기간 대기한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코로나19 확진 우려 속에서도 원격개발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제품 절반 이하인 상용SW 유지관리요율, 낡은 도급-하도급 구조, 문제 발생시 모두가 연대 책임을 지는 공동이행방식 등 고쳐야 할 관행이나 제도가 많다.

중소 SW기업 육성을 위해 분리발주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W사업에서 상용SW 직접구매(분리발주)는 법적 의무다. 단, 국가계약법이나 지방자치단체계약법에서 정의한 '현저한 비용 상승' '현저한 기간 지연' '현저하게 비효율적' 등이 문제로 판단될 경우엔 심의를 거쳐 통합발주 할 수 있도록 했다. 상용SW 기업은 느슨한 예외조항 탓에 분리발주율이 50% 안팎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풍연 한국SW·ICT총연합회 회장은 “금액 비중이 큰 서버 기반의 연계 미들웨어 등은 분리발주 회피조항을 들어 통합발주하는 사례가 많다”며 “구축사업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사업도 분리발주를 의무화하고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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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부가가치 상용SW 개발 지원해야

SW산업 발전과 디지털 강국 실현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과 제품이 지속 출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SW산업에 투자했음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에 견줄만한 SW기업이 없는 게 현실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스템통합(SI) 위주 산업 구조를 재편, 클라우드와 AI 등 고부가가치 상용SW를 만드는 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상용SW 중심으로 SW산업을 재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핵심은 클라우드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모든 SW 기반이 클라우드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중소 상용SW 기업의 SaaS화 지원이 시급하다. 기존 SW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한 예산과 프로젝트 등을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

공공 클라우드 전환 등 정부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SaaS나 서비스형 플랫폼(PaaS)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분리발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기존 시스템·네트워크 통합(SI·NI) 사업에서의 고질적 하도급 문제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재현되지 못하도록 차제에 분리발주 의무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중소 상용SW 초기 성장을 위해 '상용SW 무형자산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SW 개발에 투입된 인건비를 해당 회사의 무형 자산으로 인정, 대출이나 투자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송영선 상용SW협회 회장은 “의료·바이오 분야에서는 특별회계기준을 만들어 개발에 투입된 비용을 자산으로 인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오라클 같은 기업과 제품이 나오려면 상용SW 무형자산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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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SW 인재양성, 고용창출에 기여

SW 기반 디지털 강국 실현을 위한 필수요소는 양질의 인력이다. SW가 '0차 산업'이 됨에 따라 SW 개발자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면 디지털 대전환에 대응하기가 어렵다. SW산업은 물론 전 산업 그리고 국가 경쟁력이 뒤처질 수 밖에 없다.

대선 전 SW업계가 '100만 SW 인재양성'을 정책으로 제안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은 공약에 담지 않았다.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 회장은 “유일하게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가 SW”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SW인력이 부족할뿐만 아니라 그린뉴딜 정책 추진에 필요한 인력도 컴퓨터, SW 관련 인력이라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SW는 컴퓨터 전공자뿐만 아니라 인문학, 기초과학을 전공한 사람도 단기 교육을 통해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다”며 “산업 발전과 고용창출 측면에서 SW 인재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SW 기업은 인력양성을 위해 초·중·고교 SW 교육시수·정보교사 확대, 기존 특성화고 학과 재편, SW 관련 대학 정원 확대 및 디지털 중심학과 재편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초등교육 시수시간은 주1시간(6개월간), 중학교 주1시간(1년간) 수준이다. 코딩교육 전문교사(2019년 1337명)도 부족해 SW 교육효과가 미미하고 형식적이라는 지적이다. 고등학교(68시간)는 정보과목이 선택이고, SW를 교육하는 학교는 50% 안팎에 머문다.

수요 중심 SW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군장병 산업기능요원 확대, 기업주도형(채용확정) 교육 확대, 경력단절자나 퇴직자 SW 인재 전환, 지역 인재편중 문제 해결 등이 필요한 정책으로 거론된다.

SW 기업은 낡은 제도 개선, 고부가가치 SW 개발, 인재양성 등을 통해 SW강국을 실현하려면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조준희 회장은 “윤 당선인이 밝힌 과학기술위원회의 역할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지만 과학기술위원회든 기존 4차 산업혁명위원회든 실질적인 예산과 권한을 갖춘 실행력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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