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여성 인공지능(AI) 법률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 강화에 나선다. CJ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지주사인 CJ로 분할한 이후 15년 만에 첫 여성 사외이사 발탁이다. 최근 ESG경영 강화 기조와 함께 오는 8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는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애라 성균관대학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한 교수는 AI 관련 법률 전문가로 CJ그룹이 추진하는 4대 성장동력(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J는 “한애라 후보자는 민사소송법, 중재, AI 관련 법률 분야 전문성을 지닌 여성 교수”라면서 “AI 관련 법률 분야 관심도가 높고 법안 관련 토론회와 기고 등 대외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어 법률 전문가로서의 조언을 아낌없이 제시하며 이사회 역할수행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최근 CJ그룹은 전사적 역량을 모은 AI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 후보자가 AI 법률 전문가로서 이와 관련한 사업 영역에 대한 법률 조언과 함께 최대주주와 내부 경영진 견제 등 경영 감시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CJ는 한 후보자 선임으로 '이사회 특정 성별 금지 의무' 조건도 맞출 수 있게 됐다. 오는 8월부터 시행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부분 남성 중심 이사회가 꾸려져있어 사실상 여성 이사를 한 명 이상 포함시켜야 한다.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도 올해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로 전은숙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 외 상장사인 CJ제일제당과 CJ ENM의 경우 이미 여성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어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CJ그룹은 여성 임원 수를 매년 늘리는 추세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선 전체 신임임원 53명 중 역대 최다인 11명(21%)의 여성이 신임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CJ는 주총에서 한 후보와 함께 김연근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변경 등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