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식 분리막 업체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이 건식 분리막 업체 이쎌텍을 인수했다. 습식과 건식을 모두 갖춘 종합 배터리 분리막 업체가 처음 탄생했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이달 이쎌텍 건식 분리막 공장 및 설비 자산을 법인 경매 절차를 통해 인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십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쎌텍은 건식 분리막 제조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충북 충주에서 연간 800만㎡ 규모의 건식 분리막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 A사 배터리에 건식 분리막 품질승인(퀄)을 통과했지만 운영 자금이 소진돼 2018년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인수합병(M&A) 절차를 거쳐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분리막은 이차전지 4대 핵심 소재다. 이차전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해 전극 간 물리적 접촉을 막으면서 안전성을 강화한다. 분리막 미세 기공으로 이온을 통과시켜서 전류를 발생시키는 역할도 한다.
분리막은 습식 분리막과 건식 분리막으로 구분된다. 습식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만드는 니켈 기반의 고부가 배터리에 쓰인다. 건식은 CATL, 비야디(BYD), 에스볼트 등 LFP 기반의 저부가 배터리에 사용된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이쎌텍을 인수하면서 습식·건식 분리막을 모두 만드는 국내 유일한 업체가 됐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맞춰 가격, 품질, 설비 국산화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쎌텍 건식 분리막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에 탑재하고 중국을 시작으로 판매처를 아시아 중심으로 넓힌다. 신상기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 대표는 “신규 인력도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국내 배터리업체에 습식 분리막을 납품하고 ESS 중심으로 건식 분리막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에버배터리솔루션은 올해 습식 분리막 공급을 시작으로 연간 매출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400억원, 2024년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이후 상장도 추진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