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 10곳 중 9곳은 아직 올해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 악화로 투자·채용 시계제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종업원 100명 이상인 국내 외투기업 1104곳을 대상으로 투자·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91.1%가 올해 투자 계획이 없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투자계획을 세운 기업 비중은 8.9%에 불과했다. 이 중 77.8%는 올해 투자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올해 투자를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22.2%로 조사됐다.
투자를 작년보다 늘리지 못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44.1%)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 '주요 투자 프로젝트가 이미 완료돼서'(26.5%), '과도한 규제입법으로 기업환경이 악화돼서'(5.9%), '높은 법인세율,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투자환경이 좋지 않아서'(2.9%) 순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 61.4%는 아직까지 올해 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채용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4.9%,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응답은 46.5%를 차지했다. 채용계획을 세운 나머지 기업(38.6%)도 절반 이상(51.3%)이 '올해 채용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46.2%, 줄이겠다고 답한 곳은 2.5%였다.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보다 늘리지 못하는 기업들의 이유도 '코로나19 지속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서'(25.0%)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외에 '높은 법인세율, 투자 인센티브 부족 등으로 외국 본사의 투자 확대가 어렵기 때문에'(8.3%),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가 어려워서'(5.6%),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규제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서'(2.8%), '높은 고용경직성으로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이 어려워서'(2.8%) 순이었다.
외투기업들은 새로 출범하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세제혜택, 보조금 등 고용증가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34.0%)를 꼽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기업 어려움을 고려해 채용과 투자 실적이 좋은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