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3000억원이 넘는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업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벤처캐피탈협회 집계 결과 지난해 총 19개에 이르는 벤처캐피털(VC)이 직전 연도 대비 운용자산(AUM, 벤처투자조합 기준) 규모가 1000억원 이상 늘었다.
가장 큰 규모로 AUM이 증가한 곳은 IMM인베스트먼트다. 지난해 3292억원이 증가했다. IMM인베스트먼트는 2020년 2896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2019년 5000억원에 채 못미쳤던 IMM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 포트폴리오는 2년 만에 1조원 이상으로 급증했다. 펀드 수 역시 13개에서 20개로 크게 증가했다.
운용자산 1조원을 돌파한 VC도 속속 등장했다. 지난해 기준 AUM 1조원 이상 VC는 총 7개사에 이른다. KTB네트워크는 지난해 결성된 단일 규모 최대 벤처펀드인 KTBN 18호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면서 AUM 1조원을 넘겼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신규 펀드 10개를 결성하며 1조원대 하우스에 합류했다. 지난해 AUM이 단번에 2640억원 증가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역시 1654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를 결성해 AUM 1조원을 넘겼다.
이 밖에 미래에셋벤처투자(2893억원), 새한창업투자(2863억원), 신한벤처투자(2800억원), 해시드벤처스(2400억원), TS인베스트먼트(2328억원), DSC인베스트먼트(2025억원) 등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신규 펀드를 연이어 결성하며 투자 재원을 늘렸다.
<2021년 주요 벤처캐피털 운용자산 증가 추이 (단위: 개, 억원)>
VC들의 AUM 증가는 전체 벤처펀드 결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 총 9조2171억원의 벤처펀드가 신규 결성됐다. 그간 우수한 투자 성과를 거뒀던 VC를 중심으로 민간 자금 투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설 VC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해시드벤처스는 지난해 SK네트워크와 네이버를 출자자로 2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며 출범 2년차에 AUM을 3500억원 수준으로 늘렸다. 위벤처스도 지난해 6개 펀드를 신규로 결성하며 1545억원을 수혈했다.
증권사 등 금융계열사 내 VC도 최근 빠르게 규모를 키우는 추세다. 키움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각각 1750억원, 1620억원을 추가로 펀딩했다. 총 AUM 규모 역시 4000억~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수한 성과로 청산한 펀드에 출자했던 투자자들이 신규 결성되는 펀드에 연속으로 출자하면서 선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금융권과 대기업 등 민간의 벤처투자 참여가 늘어나고 우수 심사역들이 독립해 설립한 VC가 증가하면서 벤처투자 시장 역시 저변이 확대되는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