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유럽에 공급하는 휘발유 엔진 신규 개발을 중단했다. 유럽 등 세계 각국에 친환경 규제 정책이 속속 도입되는 가운데 내연기관 중심 사업 모델을 전기자동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닛산차가 최근 유럽용 신형 엔진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오는 2025년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가 시행되는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일본에서도 단계적으로 엔진 개발을 멈출 예정이다. 일본 완성차 제조사가 내연 엔진 개발 종료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닛산차는 하이브리드(HV) 차량과 함께 픽업트럭 중심으로 일정 수요가 예상되는 미국 시장용 엔진 개발은 계속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 중인 유럽, 중국, 일본에서는 기존 엔진을 개량해 탑재하는 형태로 대응한다.
이를 위해 일본 가나가와현 소재 연구·개발(R&D) 센터에 엔진 개발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내연 엔진 개발에 참여했던 인력은 순차로 전기차 모터, HV용 엔진 등으로 전환 배치할 계획이다.
닛산차는 그동안 연간 5000억엔(약 5조2000억원)에 달하는 R&D 비용 대부분을 내연기관에 투입했다. 앞으로는 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연 엔진 생산 공장은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닛케이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불어닥친 전기차 전환이 닛산차의 내연 엔진 개발 중단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내연엔진 차량은 6750만대로 전기차의 15배 규모에 이른다. 하지만 2033년 전기차가 4698만대로 늘면서 내연엔진차를 20% 웃돌 것으로 예측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