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 활성화율 세계 1위 '롯데온', 거래액 45%로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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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직원들이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롯데온의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졌다. 업무 전반에 걸친 수평적 소통과 협업 문화가 정착되면서 사업 효율이 개선됐다. 업무용 협업 툴인 '슬랙'(Slack)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롯데온 거래액은 45% 늘었다.

슬랙은 지난달 서울 잠실에 있는 롯데e커머스 본사를 방문했다. 롯데온이 슬랙의 실시간 음성대화 기능인 허들을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조직으로 꼽혀서다. 롯데온의 슬랙 허들 활성화율(전체 임직원 수 대비 이용률)은 62%로 모든 기업 중 1위로 나타났다.

슬랙 허들은 실시간 오디오 채널로 전환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슬랙은 롯데온의 수평적 소통과 협업 방식에 주목했다. 롯데온은 이메일과 서류 중심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슬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무 효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롯데온 슬랙에는 6000개 채널에서 270만건의 포스트가 생성됐다. 임직원의 94.2%가 포스팅을 통해 업무를 처리했다.

슬랙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업무 단위로 자유롭게 채널을 생성하고, 소통·공유할 수 있다. 채널을 통해 임직원 누구나 업무 진행 상황을 손쉽게 알 수 있고, 클라우드·캘린더 등 외부 툴과의 연동이 가능하다. 필요한 경우 외주 인력도 참여할 수 있다. 개발 업무에 최적화된 덕분에 토스와 쿠팡, 배달의민족 등이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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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협업툴 슬랙 사용 예시

슬랙을 통해 비개발직과 개발직의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기존 유통업에서는 상품을 매입하는 상품기획자(MD)와 마케터 협업이 중심이었다면 온라인 유통에서는 개발 역량이 추가된다. e커머스 시장에서 상품 조직과 개발자 간 상호작용이 없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e커머스에서는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UI), 사용자 경험(UX)을 만드는 프론트엔드·백엔드 개발이 뒷받침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슬랙을 통해 직군을 뛰어넘는 부서 간 활발한 협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업무 속도도 빨라졌다. 장애 대응 시간이 60% 감소했고, 연중 최대 행사인 롯데온세상 준비 기간도 예년보다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대표부터 말단 사원까지 전 임직원이 슬랙에서 의견을 나누고 업무를 교류하면서 의사결정을 줄인 덕분이다.

변화를 이끈 건 나영호 대표다. 지난해 4월부터 롯데온을 맡은 나 대표는 e커머스 시장 변화에 맞게 개발자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디지털 전환에 방해가 되는 오프라인 관점의 제도, 프로세스, 문화는 모두 바꾸겠다는 의지다. 슬랙 도입 역시 구태를 벗고 IT 업무에 맞는 조직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지난달에는 그룹 내 처음으로 직급제를 폐지하고 레벨제를 도입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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