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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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개인과 사회, 비즈니스의 모든 추세가 10년 앞당겨졌다고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기술 도입과 활용을 촉진했고, 4차 산업혁명에도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플랫폼이 빠르게 등장하고 있고, 사회,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효과는 기술 혁신을 넘어 문화와 비즈니스 혁신으로 이어져 다양한 형태로의 가치와 비즈니스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디지털 전환은 세계 국가의 공통 목표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 전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면서 우리 사회의 디지털 격차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디지털 기기나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는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신청이나 가입, 배달 및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도 불편함을 넘어 불이익의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업간 디지털 격차도 심각해지고 있다. 온라인 마켓 확대, 원격 근무 본격화, 로봇 도입, 인공지능을 활용한 데이터 분석 등 비즈니스 전반이나 업무 환경에서 디지털 전환을 미리 준비한 기업은 더 크게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떻게 디지털 전환을 준비해야 할까. 종이 기반으로 행해지고 있는 비효율적인 업무를 전자문서로 전환하는 것을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한다. 기업 내 디지털 전환의 기본은 다양한 업무에서 체계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이다. 종이 기반 업무 프로세스로 인해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데이터는 기업 내 의사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에서 전자문서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측면을 넘어 다양한 업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시장 변화와 고객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

최근 갑작스럽게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기업 업무 방식도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그로 인해 종이 기반의 업무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졌다. 특히 법적 효력이 필요한 계약 업무도 대면 서명 방식에서 벗어나 카카오톡, 문자, 이메일 등으로 서명을 요청하는 비대면 전자계약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2020년 전자문서법과 전자서명법 개정안 시행으로 법적 효력이 명확해지면서 전자문서 도입을 주저하던 기업도 이제 다양한 업무에서 전자문서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전자문서를 도입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과도한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이다. 별도의 시스템 설치나 구축 과정 없이 월 단위 합리적인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전자문서 서비스가 중소기업에는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부에서 중소기업의 비대면 서비스 도입 및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전환을 돕기 위해 시행하는 비대면 바우처 사업 또는 클라우드 바우처 사업 등을 잘 활용하면 몇 년 간의 사용 비용도 지원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대기업에 비해 자본이나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비대면 산업 분야를 진흥하기 위해 바우처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수요기업(중소기업)이 신청을 통해 정부 부처의 바우처 사업에 지원하고, 공급기업으로부터 기술이나 서비스를 제공 받으면 정부에서 서비스 이용료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협회나 단체도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회원사의 디지털 전환 지원을 위해 전자계약 서비스, 온라인 업무협업 툴, 그룹웨어, 경리회계 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 및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을 위한 4개의 필수 서비스(솔루션)를 선정, DX 패키지를 선보였다. 디지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현실적 제약으로 디지털 전환에서 소외되었던 중소기업 업무 환경 혁신을 돕기 위함이다. 신규 회원사는 4개 서비스를 1년간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기존 회원사는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국내 연간 생산량 약 425억장 분량의 종이 문서를 전자문서로 대체하고 데이터 활용과 탄소중립 실현 가능성을 동시에 높이고자 한다. 사회의 변화에 중소기업이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시기다.

머지않아 메타버스 환경에서 실제로 대면하듯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이 일상화되고, 모든 업무에서 전자문서는 가장 기본이 될 것이다.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안하게 전자문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음성이나 챗봇, 손글씨, 제스처 등 다양한 사용자 경험 기반의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AI 독해 기술을 적용하면 상담원과 고객의 대화 속에서 상품 계약에 필요한 내용을 자동으로 추출해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이후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풍토병으로 자리잡는 '엔데믹' 시대로 전개될 것이라고 한다. 엔데믹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지금의 업무 환경 및 기술의 변화가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기업 간 디지털 격차 역시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중소기업이 적극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실행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디지털 기술은 보다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기업 간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것이 국가 차원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이사 mkpark@forc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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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소개〉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이사는 27년간 전자문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전자문서 시장의 성장 및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전자계약 서비스로 중소기업의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제 11대 한국여성벤처협회장과 제 7대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무총리 직속 정보통신전략위원회 위원 등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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