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오는 7월 첫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MV'(프로젝트명) 생산을 위한 공장 라인 설비 공사에 착수한다. 'EV9'(가칭)으로 알려진 MV는 설비 공사 후 시험 생산을 거쳐 내년 4월 출시 예정이다.
기아는 MV를 생산할 오토랜드 광명(옛 소하리공장) 노조를 대상으로 최근 신차 설비 공사를 위한 설명회를 열었다. MV는 현대차그룹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첫 준대형급 전기 SUV다.
설명회에서 사측은 7월부터 광명 1공장에 MV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10월 MV 양산 준비 노조 설명회에 이어 신차 생산을 위한 세부 절차에 착수한 셈이다.
오토랜드 광명은 기아 국내 주요 생산거점인 오토랜드 화성·광주와 달리 아직 전기차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았다. 설비 공사가 완료되면 광명은 화성·광주에 이어 기아의 국내 세 번째 전기차 생산기지로 거듭난다.
오토랜드 광명이 생산할 MV는 EV9으로 알려진 전기차다. 현재 시판 중인 EV6에 이어 EV7, EV8 등 차명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아가 작년 11월 LA오토쇼 현장에서 EV9 콘셉트 모델을 공개하면서 차명으로 EV9이 유력해졌다. 차급도 기존에 알려진 중형급에서 시장의 대형차 선호도 추세를 반영, 준대형급으로 차체 크기 등을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가 실물로 공개한 EV9 콘셉트 크기는 전장 4930㎜, 전폭 2055㎜, 전고 1790㎜, 축간거리 3100㎜로, 기아 모하비와 비슷하다. 기아가 제시한 목표 성능은 1회 충전 시 482㎞ 주행, 350㎾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 10%에서 80%까지 20~30분 내 충전이다.
오토랜드 광명의 생산 능력은 총 32만대다. 전기차를 먼저 생산하게 될 광명 1공장에 이어 광명 2공장도 2024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이곳에선 기아 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플랜 S'에 포함된 신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플랜 S를 통해 2023년 MV 출시에 이어 2024년 이후 C세그먼트(준중형)와 D세그먼트(중형) 승용차, B세그먼트(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등 2026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를 내놓을 방침이다.
노조 반발 등은 향후 생산 계획의 변수다. 올해 기아는 강성 노조 집행부 등장으로 임단협과 노사 생산 합의 과정에서 파업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 노조 집행부는 최근 열린 MV 설명회 관련해 “조합원과 집행부 동의 없는 사측 계획은 의미가 없다”면서 “소통을 통해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측에 반발 의사를 피력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