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고도계는 전파의 반사 원리를 이용해 항공기 비행 고도를 측정하는 무선항행장치다. 비행 중 항공기 하부에 설치된 송신안테나가 전파를 방사해서 지표면에 닿아 반사해서 돌아오는 소요 시간을 측정해 항공기 고도를 계산한다.
전파고도계는 항공기가 높이 올라감에 따라 기압이 낮아지는 원리를 이용한 기압고도계와 구분된다. 전파고도계는 기압고도계에 비해 정확한 고도 측정이 가능해 악천후와 항공기 이착륙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전파고도계는 세계 대부분 공항에서 동일한 표준대역을 사용해야 국제선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하다. 저고도 측정을 위해서는 FM 전파고도계를 사용하고, 고고도용 주파수로는 1.60~1.66㎓ 또는 4.2~4.4㎓ 대역을 사용한다.
전파고도계가 사용하는 4.2~4.4㎓ 대역은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대역과의 간섭 우려로 세계 항공업계와 통신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은 C-밴드(3.7~3.98㎓)를 5G 용도로 할당해 버라이즌과 AT&T가 사용권을 얻었다. 하지만 해당 대역과 인접한 전파고도계에서 간섭 우려가 제기되자 미국 이동통신사는 결국 공항 주변 5G 기지국을 가동하지 못한 채 C-밴드 대역 5G를 상용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3년 미국 C-밴드와 유사한 3.7~4.0㎓ 대역을 5G 용도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파 간섭 우려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검증이 요구된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