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이 바이오 사업 강화에 나섰다. 국내 최초 산학협력 제빵용 효모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발효 중심 미생물 분야 연구개발과 원천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바이오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강원대학교와 함께 효모 공동 연구를 위한 '뉴 이스트 프론티어 센터(New Yeast Frontier Center)'를 설립했다.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집현관 누룩연구소에 자리잡은 '뉴 이스트 프론티어 센터'는 제빵용 우수 효모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PC그룹과 강원대학교는 '누룩'을 소재로 토종 미생물 발굴 연구개발을 진행한 공통점이 있다. 강원대학교는 2020년 2월 우수 종균 발굴 및 기술 지원 사업을 위해 춘천시와 함께 '누룩연구소'를 설립했다. SPC그룹은 2005년 미생물과 식품소재 등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 만들었고 2016년 국내 최초로 전통 누룩에서 제빵용 토종효모를 발굴,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동안 제빵용 효모는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해왔다. 식량 안보를 지키고 원천기술과 미생물 자원 발굴에 가치를 뒀지만 토종 효모 개발로 인한 수익성도 충분하다. 토종 효모 상용화에 성공한 당시인 2016년 기준 연간 약 7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SPC가 상용화에 성공한 토종효모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4개국에 특허 등록을 완료한 상태다. 순수 독자적인 연구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빵용 미생물 자원이 해외에서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을 받는다.
SPC그룹은 토종효모를 포함한 식품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2년 연구개발 조직을 한 단계 격상한 중앙연구소 '이노베이션 랩'을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이노베이션 랩을 중심으로 SPC그룹이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규모는 연간 500억원에 달한다.
특히 SPC그룹은 발효 중심의 미생물 분야 기술 축적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분야까지 사업 영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대상 등 주요 식품사들이 바이오 연구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늘리는 추세와 맥이 닿아있다.
CJ제일제당은 바이오를 포괄한 '웰니스'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고 포트폴리오 확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축산 제품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를 넘어 화이트바이오(친환경 소재), 레드바이오(의료건강)로 진출 분야를 넓히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이달 초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기업 천랩에 레드바이오 사업부문을 합쳐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다. 대상그룹도 라이신, 아미노산 등 그린바이오 주축으로 레드바이오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했다. 대상홀딩스는 작년 7월 신생 법인 '대상셀진'을 자회사로 편입, 의료소재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