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국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21일 "조속한 시일 내 제3의 외부 기관을 통해 연구소 내 비상식적인 업무 관행을 포함한 조직문화 실태 전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날 오후 남양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안타까운 사연으로 많은 분에게 우려와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가 언급한 안타까운 사연은 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근무하던 책임매니저 이찬희씨가 2020년 9월 업무과로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의미한다.
과거 이 책임매니저 사연이 언론 보도로 재조명되자 현대차 내부에서는 관행에 따른 잘못된 조직문화를 지적하는 분위기가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7일에는 남양연구소에서 직원 수십 명이 현대차 창사 이래 첫 촛불집회도 열었다.
그동안 현대차는 이 책임매니저의 사망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으나, 공식적으로 회사 조직문화나 시스템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언론 보도에 이어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연구개발 조직 책임자인 박 사장이 공식 사과하며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박 사장은 “무엇보다 이 책임 연구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가슴 깊이 애도한다”면서 “유가족과 직원 여러분이 1년여가 지난 지금도 충격과 상심이 크게 남아있는 것에 대해 어떠한 위로의 말로도 다 헤아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에 대해 본부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