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올해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낙점했다. 단순한 패널 납품을 넘어 고객사와 투명 OLED 제품 개발부터 협력, 활용처를 확대한다. 특히 급성장하는 모빌리티 분야를 정조준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투명 OLED 제품 개발을 위해 국내외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TV와 사이니지 제품에 주로 적용했던 투명 OLED 활용처를 대폭 늘리려는 포석이다. 투명 OLED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고객사와 '투명 OLED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OLED 패널 공급처를 확대하기 위해 OLED TV 진영을 꾸린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건설·중장비 업체와 자율운항·항해시스템 개발 기업과 협력, 모빌리티 분야의 투명 OLED 솔루션 개발을 지원했다. 두산밥캣의 미니 전기굴착기 조종석 전면 유리 대신 터치식 투명 OLED를 적용했다. 기존 시야를 가리는 조작부를 없애 안전한 작업을 돕는다. 아비커스가 자체 개발한 증강현실(AR) 시스템과 투명 OLED를 접목, 차세대 자율주행 보트 개발에도 기여했다. 개방감 있는 운전 환경을 제공하면서 보트 운항 정보를 투명 OLED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제품 기획과 기술 컨설팅 등 개발 초기부터 LG디스플레이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기업 미래컴퍼니와의 협업도 주목된다. 미래컴퍼니는 화면 손가락 동작 인식 센서를 기반에 둔 '3D 가상 터치 솔루션'을 개발했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를 활용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투명 디스플레이를 손동작만으로 조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스라엘 스마트글라스 업체 고지와도 협력,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었다. 이들 제품은 올해 초 CES 2022에 공개돼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LG디스플레이는 투명 OLED 기반 제품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고객 기술 지원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술적으로 투명 OLED 구현이 고난도이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 지원은 필수다. 투명 OLED는 투명도를 높일수록 필요 전압이 높아져 발열이 심해진다. 이에 따라 내구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투명도를 높이면서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가 직접 고객사와 협업하며 전방위 기술 지원에 나서는 배경이다.
이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투명 OLED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경영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올해 투명 OLED 시장 규모는 1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16%의 고속 성장, 2025년에 3조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투명 OLED 패널 중 대화면은 LG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2019년 55인치 투명 OLED 패널을 상용화한 후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고객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쇼핑몰, 사무실, 가정, 지하철 등 공간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분야에도 투명 OLED를 활용한 제품이 탄생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