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미국 반도체 공장에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인 '하이 NA(High NA)'를 도입한다. 하이 NA는 ASML이 개발한 EUV 노광 장비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 도입하는 것은 처음이다. TSMC, 삼성전자와 초미세 반도체 칩 상용화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인텔에 유리하게 적용될지 주목된다.
인텔은 19일 미국 오레곤 공장에 차세대 EUV 노광 장비 '하이 NA'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세계 최대 장비 업체 ASML 하이 NA 장비를 도입, 반도체 선두 지위를 지키겠다”고 설명했다. 앤 켈러 인텔 수석 부사장은 “ASML과 긴밀한 협력 아래 '무어의 법칙'을 지속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술 발전을 이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인텔은 업계 최초로 하이 NA 적용, 2024년 '20A'(옴스트롱) 공정으로 칩을 생산한다. 하이 NA는 ASML이 개발한 EUV 노광 신장비다. 인텔은 작년 3월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 선언 후, 2㎚ 공정 수준인 20A 공정 기술을 완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칩 생산은 2024년으로 예정됐다. 인텔은 최근 모바일 AP 선두 업체 퀄컴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초미세 공정을 이용해 첨단 칩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ASML 하이 NA 도입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팻 갤싱어의 과감한 행보로 풀이된다.
ASML은 첨단 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하이 NA EUV 장비는 기존 대비 적은 횟수로 미세 회로를 그릴 수 있다. 노광 렌즈 수차(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회로 패턴이 새겨진 마스크 사용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공정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인텔은 하이 NA 도입 장비를 선제 확보해 파운드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TSMC, 삼성전자가 경쟁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4㎚ 이하 공정 도입으로 파운드리 시장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파운드리 공정에서 미세 공정 도입에 따라 고부가 AP 등 칩 탑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서는 삼성과 TSMC가 양산에 도전하는 3㎚ 첨단 미세 공정 도입이 필요하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 후 ASML 협력은 새로운 첨단 반도체 주문회사가 등장하는 셈이어서 파운드리 시장에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