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석·박사급 인력 대거 충원
국내 첫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 설립
SK이노·한화솔루션·현대오일뱅크 등
기술 고도화 집중…상용화 경쟁 속도
정유화학 업계가 폐플라스틱을 자원화하는 연구개발(R&D)과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와 LG, 한화, 롯데, GS 등 주요 대기업 관련 계열사는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19개 R&D 조직 중 석유화학연구소 R&D 강화에 나섰다. 석유화학연구소는 바이오 원료 기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개발과 탄소중립 관련 신공정 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회사는 작년 상·하반기에 걸쳐 석·박사급 인력을 대거 충원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석유화학연구소 R&D 강화로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내재화한다는 복안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 기반 기술 및 차세대 신사업 분야 기술 확보가 주력인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R&D 조직과 연계 가능성도 나온다.
LG화학은 R&D 투자도 늘릴 전망이다. 회사는 해마다 1조1000억원 안팎 R&D 비용을 지출해 왔다. 하지만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자체 확보하기 위해 정부 지원금을 포함한 R&D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처리해 생성된 열분해유에 금속촉매를 이용, 불순물을 제거하고 후가공을 거쳐 물성을 조절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거나 다양한 산업 분야 기초 원료로 활용한다. 다만 고분자 폐플라스틱을 단분자 형태 원료물질로 전환하는 만큼 기술 난도가 높다.
LG화학은 자체 기술 확보 전까지 초임계 열분해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영국 무라 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협업한다.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톤 규모로 건설한다.
다른 대기업도 폐플라스틱 자원화에 총력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지오센트릭과 함께 R&D 및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 환경기술연구센터를 주축으로 열분해유를 가공해 플라스틱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는 자체 기술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정유 및 석유화학 공정 원료로 투입하고 있다.
이 외에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도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추진한다.
이 같은 추세는 폐플라스틱 자원화가 세계적 추세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경제성을 확보한 것이 주요 동인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왔고 상업화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후발주자로서 R&D를 확대, 격차를 좁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