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학회 '대선 정책' 포럼
김형중 교수 등 산업 육성 제언
암호화폐·NFT 용어 정립 주장
디지털자산 산업 전반을 별도 전담하는 '준정부기관 설립'을 대선후보 공약에 포함해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규제기관인 금융위원회 역할을 대신할 산업 진흥기관 '디지털자산위원회' 출범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2일 한국핀테크학회(회장 김형중, 고려대 특임교수)는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등과 함께 '가상자산 제20대 대선 아젠다,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 정책포럼을 열고,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형중 고려대 교수는 “차기 대통령은 금융위원회가 기존 아날로그 금융을 담당토록 하고, 금융위와 동격인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며 “디지털 금융을 담당하는 위원회를 별도로 두면서, 규제보다는 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도록 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가상자산 산업을 전담할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공감하고 있다. 여당에서는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디지털자산관리감독원' 설립을 이재명 후보 대선 공약으로 제안했으며, 최인호 의원 역시 '블록체인진흥원'을 설립하자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디지털자산관리감독원은 금융감독원과 같은 준정부기관이라는 어감을 준다”며 “법안발의권한과 정책집행권한을 모두 지닌 금융위원회처럼 정부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지니려면 디지털자산위원회가 더 적합한 명칭”이라고 제안했다.
규제 목적에서 나온 가상자산이라는 표현 대신 '디지털자산'이라는 용어 사용이 필요하다고도 피력했다. 디지털화폐(암호화폐), 분산금융(DeFi), 대체불가토큰(NFT), 수익지향게임(P2E), 메타버스 등 새로운 자산을 포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2019년까지는 암호화폐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2020년부터 분산금융이 대세로 자리를 잡았고, 2021년부터는 대체불가토큰, 수익지향게임 등이 등장했다.
이날 포럼을 주관한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방안을 대선 후보 캠프 공식 제안 및 반영을 추진하고, 차기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디지털자신위원회법 제정 △블록체인 기업들이 벤처기업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 개정 △은행이 실명확인계좌 발급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금융정보분석원의 별도 신청 절차 신설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 등을 공약에 포함할 것을 요청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역시 서면 축사를 통해 위원회 설립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윤 후보는 “우리나라는 정부 규제와 소극 행정으로 국내 가상자산 산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용자들 역시 직간접적 손해를 입고 있다”며 “오늘 논의된 실사구시 가상자산 담론을 잘 참고해, 관련 산업 발전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