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보다 아우' 기아, 현대차 제치고 '내수 1위' 등극

기아, 작년 46만9361대 판매
현대차보다 3만8872대 앞서
카니발·쏘렌토 등 RV 판매 급증
K8·EV6 등 신차도 수요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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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지난해 현대차를 제치고 내수 1위 승용차 브랜드로 올라섰다. 기아가 월별이나 분기 판매 실적에서 현대차 브랜드를 일정 기간 앞선 적은 있지만 연간 판매 대수에서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급성장 속에 기아와 현대차 희비가 갈렸다.

5일 전자신문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신차 등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아는 46만9361대를 판매해 승용차 부문에서 현대차(43만489대)를 3만8872대 추월했다. 기아는 작년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도 효율적 생산 전략으로 현대차보다 선방했다. 전년 대비 판매 감소율은 기아가 4.4%에 그친 반면에 현대차는 17.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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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카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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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쏘렌토.

기아의 내수 1위 등극은 레저용 차량(RV)과 신차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기아는 2020년부터 주력 RV 모델 변경을 단행하며 신차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2020년에 출시한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 신차 효과가 2년 연속 이어졌다. 기존 시장에 없었던 신차인 준대형 세단 'K8'과 전용 전기차 'EV6'가 작년 내수 판매를 견인했다.

카니발은 전년 대비 16.7% 늘어난 7만3540대로 수년째 내수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현대차 '그랜저'를 위협했다. 2020년 14만대 이상이 팔린 그랜저는 작년 40.1% 줄어든 8만7985대에 머물렀다. 쏘렌토는 7만18대를 판매하며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4만1739대)를 크게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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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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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6.

작년 처음 선보인 K8은 3만8893대, EV6는 1만888대 팔렸다. 두 차종은 현재 출고 대기 기간이 6개월에서 최장 1년에 달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다. 작년 하반기에 신형으로 탈바꿈한 스포티지도 전년 대비 106.3% 증가한 3만8397대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차 브랜드는 부진했지만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출범 이후 연간 최고 판매 실적을 세우며 국내 고급차 역사를 다시 썼다. 제네시스는 전년 대비 29.5% 성장한 13만7857대를 판매했다. 'G80'과 'GV80'에 이어 작년 판매에 나선 'GV70'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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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사옥.

올해도 한정된 내수 시장을 두고 현대차와 기아의 치열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그룹사인 양사는 연구개발 부문은 공유하지만 영업·마케팅 부문 등은 별도 조직으로 분리해 경쟁한다. 기아 브랜드가 내수 1위에 오른 것은 양사 차량의 성능·품질 등 상품성이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디자인·마케팅 전략 등이 판매량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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