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기업이 참여한 인수·합병(M&A)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디지털전환(DX), 탄소중립 등 글로벌 트렌드에 따른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진 결과다. 새해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자체 조사한 일본 기업 참여 M&A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는 총 4280건을 기록, 기존 최다 기록인 2019년 4088건을 2년 만에 갈아치웠다. 닛케이는 코로나19에 따라 대면 협상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각 기업이 위기감을 느끼면서 M&A를 적극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M&A 총 금액은 작년 대비 12% 증가한 16조4844억엔(약 170조1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소규모 M&A가 늘면서 건 당 평균액은 3% 감소한 38억엔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같은 업종에서 인수 대상을 찾았던 2019년과 달리 탄소중립, DX 등 시장 변화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M&A 핵심 가치로 두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히타치제작소가 지난 7월 미국 IT기업 글로벌로직을 1조엔(약 11조원) 이상에 인수한 것은 올해 최대 금액이 투입된 M&A 사례로 기록됐다. 히타치제작소는 글로벌로직의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자사 제품에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파나소닉은 9월 미국 물류관리 소프트웨어(SW) 전문업체 블루욘더를 약 7700억엔에 사들였다. 블루욘더의 SW로 자사 공급망 효율을 높이기 위한 개선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 관련 M&A 사례도 이어졌다.
10월에는 ENEOS 홀딩스가 신재생에너지 관련 재팬리뉴어블에너지(JRE) 인수를 발표했다. ENEOS는 국내외에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를 가진 JRE를 산하에 편입시켜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다. 도쿄전력홀딩스와 중부전력이 공동 출자한 JERA는 11월 미국 텍사스주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운영하는 FLNG사에 2800억엔을 출자한다고 발표했다. LNG는 화석연료 중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닛케이는 새해에도 일본 기업들의 M&A는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세계적 반도체 공급난과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재편에 큰 타격을 입었은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