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금속노조 지부장 모두 '강성'…전기차 전환 지연 우려

車 온라인 판매·일자리 감축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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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성 금속조노 기아차지부 26대 신임 지부장

현대차에 이어 기아 노조위원장에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선출되면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정비 부담 증가로 인한 수익성 저하는 물론, 노사갈등이 자칫 생산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금속노조 산하 기아차지부 27대 임원(지도부) 선거 2차 결선 투표 결과, 기호 1번 홍진성 후보가 새 지부장으로 뽑혔다.

홍진성 신임 지부장은 노조 내부에서도 강성으로 분류된다.

그는 선거에서 2대 우선 해결과제로 고용안정과 기존 임금체계인 시급제에서 잔업(OT) 30시간을 기본 적용하는 '완전월급제'를 제시했다.

또 기아가 경기 광명 소하리공장을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일자리 축소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온라인 판매를 못하도록 해 판매 사원들의 일자리까지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도 지난 8일 강성으로 분류되는 안현호 후보가 지부장에 당선됐다. 안현호 신임 지부장은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이번 선거에선 정년 연장과 4차 산업혁명 고용 대책 마련, 상여금 전액 통상임금 적용 등을 약속했다.

강성 노조는 현대차, 기아 양사에 부담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30∼40%가량 적다. 생산 공정에 필요한 인력도 덜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조는 인력 감축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제조와 온라인 판매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자국 우선주의 확산에 대응해 미국에서 현지에서 차량을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노조는 친환경차의 경우 국내 공장에 우선 배치 확약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온라인 판매 반대도 문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고정비 절감을 위해 비대면 판매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에 현대차그룹은 판매 노조 반대로 국내에서 '캐스퍼' 1개 모델만 판매 중이다.

양사 노조에 강성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현대차가 지난 3년간 이어온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황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