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의료IT 업체 '서너' 33조원에 인수…헬스케어 클라우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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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이 사상 최대 규모 비용을 투입해 의료 기록 관련 정보기술(IT) 전문업체 '서너'를 인수한다. 서너가 보유한 방대한 의료 데이터와 자사 컴퓨팅 솔루션을 결합해 헬스케어 부문에서 신사업을 모색한다.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더딘 미국 헬스케어 시장이 글로벌 IT 기업들의 새로운 금맥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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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주요 외신은 오라클이 주식공개매수(TOB) 방식으로 서너를 283억달러(약 33조6968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을 발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오라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비용을 지불한 거래다. 지난 2004년 글로벌 인사관리솔루션 전문업체 '피플소프트' 인수에 투입한 103억달러보다 3배가량 많다. 오라클은 서너 주식을 주당 95달러에 매입, 새해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서너는 미국 의료 시장에 전자건강기록(EHR) 관련 소프트웨어(SW) 등을 공급하는 기업이다. 업계 1위 에픽시스템즈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병원과 의사 등 고객들은 해당 SW를 활용해 의료 기록을 저장하고 분석한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오라클과 서너가 협력하면 헬스케어 전문가에게 더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헬스케어 시장을 노리고 있다. MS는 지난 4월 196억달러를 들여 음성인식업체 '뉴앙스'를 인수했다. 의사와 병원의 인공지능(AI)을 활용을 돕고 EHR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다.

WSJ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오라클이 이번 M&A를 발판 삼아 경쟁사에 뒤처진 클라우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너가 보유한 방대한 의료 데이터가 오라클의 클라우드 사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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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에 따르면 아마존은 2020년 기준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 46.5%를 차지하며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서너도 2019년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협력사로 선택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4%, 구글은 4.8%로 아마존을 쫓고 있다. 오라클 클라우드 플랫폼은 0.5%에 불과했다.

WSJ는 미국 헬스케어 시장이 앞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인데다 타 산업 대비 클라우드 등 디지털 솔루션 도입이 느려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경쟁사에 앞서 우량 고객사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컨스텔레이션 리서치는 올해 의료 기록 관련 저장·분석 SW 시장이 291억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오는 2025년에는 33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업체별 점유율

자료:인터내셔널데이터, WSJ

오라클, 의료IT 업체 '서너' 33조원에 인수…헬스케어 클라우드 키운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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