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SSG페이·롯데 엘페이
시장 안착…가입자 확대 효과
현대百·이랜드도 출시 앞둬
마케팅 활용·데이터 확보 용이
유통업계가 간편결제 시스템을 잇달아 구축하는 것은 비대면 소비 추세가 급증하면서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구축에 미온적이던 오프라인 유통 기반 업체도 시장 진입을 엿보며 사업 확대를 가늠하고 있다. CJ그룹 헬스앤뷰티(H&B) 계열사 CJ올리브영은 내년 간편결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모든 계열사에 도입할 공산이 높다.
그룹 가운데 신세계(SSG페이)와 롯데그룹(엘페이)은 이미 자체 간편결제를 구축하고 시장에 안착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신세계아이엔씨 SSG페이(쓱페이) 사업부문을 떼어내고 쓱닷컴으로 통합해서 운영하고 있다. 쓱닷컴은 기존 자체 마일리지 서비스 'S머니'와 'S포켓'을 폐지한 후 쓱페이 'SSG머니'로 일원화했다. 이베이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스마일페이'도 함께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통합 간편결제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멤버십 고객을 간편결제 회원으로 유입하기 위해 통합작업을 마무리했다. 롯데그룹은 엘페이앱 서비스를 지난 7월 종료하고 각자 운영해 온 엘포인트와 엘페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합했다. 기존 엘페이 가입자가 500만명에 불과했지만 엘포인트 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단숨에 4000만명을 확보했다. 그룹 옴니채널 이용 확대와 함께 온라인 채널 '롯데ON'과 시너지를 노린 포석이다.
GS리테일도 디지털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올해 8월 'GS페이'를 출시했다. GS페이는 GS샵, 마켓포 등 GS리테일 온라인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향후 더팝(GS리테일 모바일앱) 앱에 가입하면 GS25나 GS더프레시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추가 개발할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뿐만 아니라 제3자까지 GS페이 제휴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지난 4월 'H.포인트페이'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등록,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론칭한 신선식품 전문 몰 '투홈'에 간편 결제서비스 '현대백화점 페이'를 적용하고 사업성을 타진했다. 이랜드그룹도 올 하반기 중에 'E페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유통업계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확장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충성 고객을 지키는 이른바 '록인 효과'(Lock-in·특정 제품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현상) 때문이다. 편의성 향상과 함께 재구매율을 높일 수 있다.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적립률을 높이거나 상품권을 지급하는 마케팅 활용에도 자체 간편결제가 유용하다. 구매 데이터를 확보해 사업전략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 '2020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210만건(645억원)에서 지난해 1454만건(4492억원)으로 급증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