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든 코로나19가 만들어 낸 다양한 악순환 속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고 있다. 'K-방역'을 시작으로 'K-브랜드' 상승을 통한 수출 호조와 선진국 진입이 대표 예다.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 증가가 데이터 기반 인공지능(AI)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당겼다고 말한다. 데이터 활용이 다른 산업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거나 나아가 새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데이터 경제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다.
19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의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 및 기업의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뿐만 아니라 산업화 선배 세대들이 생존을 위해 퇴근 후 컴퓨터 학원을 다니던 모습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한 인식전환과 투자 등 새로운 도전이 다시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은 더 이상 석유가 아니라 데이터”라고 보도했다. 미래 데이터 가치를 석유보다 높게 평가했고, 2차 산업혁명 이후 석유와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 기업순위 상위를 차지했지만 3차 산업혁명을 지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알파벳(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데이터를 다루는 정보기술(IT) 기업으로 대체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의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10대 과제 가운데에는 공공과 민간 데이터를 수집·가공·활용해서 기존 산업을 혁신하고 데이터 경제를 가속화하는 '데이터 댐' 구축이 있다. 이를 통해 약 56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데이터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고, 지원 정책으로 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등 '데이터 3법'과 데이터기반행정에 관한 법이 지난해 재·개정됐다. 나아가 지난 10월 데이터 산업 관련 생산·분석·결합·활용 촉진과 인력양성·국제협력 등 산업 육성을 아우르는 데이터기본법이 세계 최초로 제정됐다.
4차 산업혁명 패러다임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투자 등 새 변화의 파도에 올라탈 것인지 파도에 휘말릴 것인지는 이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면 과제로 다가왔다. 기업과 구성원의 인식 전환과 함께 과감한 투자, 지속 성장과 생존을 위한 전략을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 시기다. 이를 위해 다음 세 가지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첫 번째 단기적인 실패에 좌절하지 않도록 장기적인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 구글과 카카오 기업 성장에서 보듯 새로운 분야는 장기 투자가 필수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미지의 세계 탐험에서 오아시스가 당장 발견되지 않는다고 포기한다면 생존하기 어렵다. 이처럼 반드시 도달할 수 있다는 신념을 통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두 번째 데이터 기반의 융합과 결합을 통한 신사업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 제한적으로만 사용되던 데이터의 활용과 공유로 지금까지 축적한 분야별 경험과 기술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사업 및 서비스 발굴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준비해야 한다.
세 번째 정부와 산·학·연 간 원활한 소통 채널 다각화가 필요하다. 데이터 산업 현장의 문제점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한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데이터 산업 활성화의 발목을 잡거나 잘못된 방향 설정 등을 예방해야 한다.
4개 탄소덩이가 공유결합으로 다이아몬드를 만든다고 한다. 탄소로 이뤄진 석탄·석유도 물론 훌륭한 가치와 역할을 수행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와 RE100, 탄소중립 등으로 표현되는 친환경·에너지전환 정책에 부합하는 데이터의 결합·활용이 필요하다. 새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가야 할, 데이터 경제 시대의 출발선에 서 있다.
설환욱 한전KDN IT사업처장 seolhu.2040@kd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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