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연구진이 뇌 신경회로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뇌 신경회로를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다.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과 정신질환 발병 기전 규명,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 할 전망이다. 원격 의료 구현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정재웅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미국 워싱턴대, 미국 콜로라도대 연구팀과 함께 사물인터넷(IoT) 기반 뇌 신경회로 원격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 뇌 연구 신경과학 장치들은 대부분 유선 방식으로 구동됐다. 피실험 동물 행동에 영향을 줘 정확한 뇌 연구 결과 도출을 어렵게 만든다. 실험자 직접 조작이 요구돼 연구에 많은 시간과 인력, 비용이 발생하게 한다.
연구팀은 IoT 기술을 접목해 다수 뇌 이식용 기기들을 원격으로 동시 제어하거나, 예약된 스케줄에 따라 기기들이 구동되도록 하는 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했다.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목표 동물 뇌 회로를 원격 제어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무선 장치(뉴럴 임플란트)가 이식된 수십 마리 쥐 뇌 신경회로를 사람 개입 없이 원격 자동 제어해, 완전 자동화된 뇌 연구 실험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다.
정 교수는 “개발 원격제어 기술은 동물을 활용한 뇌 연구에 필요한 인간개입을 최소화함으로써 뇌 연구의 효율을 높이고 실험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뇌 연구를 넘어, 많은 동물 실험을 필요로 하는 신약 개발, 병원 방문 없이 뇌 질환 및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원격 의료 구현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더욱 광범위하게 뇌 과학 연구 및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뇌파 원격 모니터링 기술을 개발해 접목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