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오미크론과 K-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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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습격에 세계가 또 한 번 공황에 빠졌다. 우리 정부는 지난 11월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특별방역 점검 회의를 열고 새로운 방역 대책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 병상 가동률이 한계에 이른 것을 고려해 코로나19 확진자 대상 재택 치료를 시행하는 한편 고령층과 청소년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오미크론 변이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한 출입국 관리 방침도 담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8개국을 방역 강화국가, 위험 국가 등으로 지정했다. 해당 국가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외국인을 제한하는 한편 내국인 시설 격리 등을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 대응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소극적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미크론이 다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비교해 몇 배나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오미크론 확진자는 30일 기준 △아프리카 2개국(남아공, 보츠와나) △유럽 10개국(영국·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벨기에·덴마크·체코·오스트리아·스웨덴·스페인) △중동 1개국(이스라엘) △아시아 2개 지역(홍콩·일본) △북미 1개국(캐나다) △오세아니아 1개국(호주) 등 총 17개국에서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다섯 번째 우려 변이(VOC)로 지정한 후 불과 사흘 만에 6개 대륙에 모두 상륙했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 입국자를 제한한다고 해도 다른 국가 여행자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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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다른 주요국은 오미크론 유입 방지를 위한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일본은 일정 기간 외국인 입국 금지라는 사실상 국경폐쇄 수준의 조치를 내렸다. 영국은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2일 차에 PCR 검사를 실시한다. 네덜란드는 오후 5시부터 카페, 미술관, 극장 등을 닫는 등 야간 통금을 3주간 시행한다. 스위스는 오미크론이 발병한 아프리카 남부 지역과 유럽 국가 입국자를 제한한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른바 'K-방역'을 선제 추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오미크론이 세계를 휩쓸고 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지금 국민 불편 해소와 민생 경제 안정화를 이유로 대응에 신중한 태도다. 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사적 모임이 예상되는 데도 인원 제한 등 최소한 안전장치 마련도 유보했다. 행여 오미크론이 국내에 침투한다면 얼마나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역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 정부가 'K-방역' 노하우와 저력을 오미크론 사태에서 다시 한번 보여 주기를 기대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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