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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심의·확정됐다. 우리나라는 화석연료 기반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로 철강 등 금속 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40%,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주목받는 것이 탄소소재 분야다.

탄소소재 분야는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이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무역장벽이 높은 분야의 하나로 꼽힌다. 풍력 블레이드, 자동차, 항공기 등 핵심 신산업 곳곳에서 탄소소재가 이미 사용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수요가 약 32만톤 증가, 국내에서만 연간 30% 이상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세계 시장에서도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탄소섬유, 인조흑연 등은 경량소재로서 '지구온도 낮추기'(Earth cooling) 측면에서 에너지 저감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활성탄소는 공기정화, 미세먼지 흡착 등 측면에서 효과적인 친환경 소재다. 탄소소재는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99% 이상이 에너지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로 이뤄진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제조 공정에서도 NDC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50% 이상이 발전시설, 철강과 같은 중공업 산업단지에서 발생한다.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은 이렇게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지 못하도록 포집해 저장하거나 활용하면서 탄소중립에 기여할 유일한 해결책이다. CCUS 기술은 크게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으로 구분된다. CCS는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매립 공간과 안전성 확보 문제가 있는 반면에 CCU는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바이오 자원 등으로 전환하는 다양한 기술 구현이 가능하다.

CCU 기술이 개발된다면 포집된 이산화탄소에서 탄소를 분리해 소재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순수한 탄소만 효율적으로 분리해 낸다면 탄소소재의 품질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소재 생산 확대에 따른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탄소소재는 재활용 시에도 80% 이상 원소재 물성을 유지할 수 있다. 자원화 과정에서 생성된 탄소소재가 다시 재활용되면서 선순환경제 창출까지 가능하다. 종합하면 공기 중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탄소소재로 자원화하고, 제품으로 만들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또 만들어진 소재를 여러 차례 재활용해 자원 순환에 기여하면서 탄소소재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요시장을 확대,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일석사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탄소소재 연구는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시험연구 수준으로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정부는 탄소소재 산업을 차세대 기술군으로 선정하고 CCUS 기반 탄소소재 제조기술을 2050년 상용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세계 시장 환경 변화는 일촉즉발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도전적이며 대체 불가능한 기술 확보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선제적인 탄소소재 자원화 기술 확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해야 한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탄소소재 자원화, 세계 통합 연구 플랫폼 구축으로 시장 진출을 위한 시간을 줄이고 상용기술 트랙레코드를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일본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요소수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CCU 기반 탄소소재 자원화 등 대체 불가능한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적인 환경 난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다.

방윤혁 한국탄소산업진흥원장 yhbang@kcarbon.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