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5조 시장으로 부상하는 '오디오북'… 격전지로 떠오른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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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이 30일 서울 한남동 오르페오에서 해리포터 오디오북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 시장이 오디오북 격전지로 떠오른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화상 미팅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동영상 콘텐츠에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가 귀로 듣는 오디오 콘텐츠에 눈을 돌린 영향이다. 전문 성우, 배우 낭독으로 몰입감 있는 콘텐츠 경험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독서가 요구하는 피로감을 낮추며 콘텐츠 분야 새 강자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오디오북 시장 규모가 2020년 32억6000만달러에서 2027년 149억9000만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24.4%에 달하는 성장률이다.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도 앵커와 김릿을 인수하며 오디오북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오디오북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독서를 소양으로 여기는 문화와 바쁜 일상이 결합돼 주목받고 있다. 오디오북 업체 윌라에 따르면 회원 평균 재생시간은 2시간 18분으로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최근 박경리 소설 '토지'를 오디오북화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밀리의 서재 역시 오디오북 이용자가 2년 만에 두 배 증가했다. 네이버는 오디오 클립으로, SK C&C는 오디오북 제작·유통 플랫폼을 론칭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글로벌 브랜드도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인다. 2019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스토리텔은 국내최초로 '해리포터' 한국어판 오디오북을 출시한다. 내년 5월까지 비밀의 방, 아즈카반의 죄수, 불의 잔, 불사조 기사단, 혼혈왕자, 죽음의 성물 등 해리포터 전 시리즈를 매달 한 편씩 공개한다. 해리포터는 국내에서만 1500만부가 팔린 슈퍼 지식재산권(IP)이다.

스토리텔은 스웨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오디오북 스트리밍 업체다. 세계 25개 지사를 두고 70만개 이상 오디오북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국내에는 2019년 론칭 이후 5만여권을 서비스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 지사장은 “한국 시장은 월정액 서비스 이해도가 높고 콘텐츠 생태계가 잘 구축된 시장”이라며 “오디오북 시장이 초창기라 주요업체가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텔은 해리포터를 시작으로 토종 업체가 활약 중인 국내 오디오북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펼친다. 해리포터 이후에는 코난도일 재단과 협력해 '셜록홈즈'와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를 국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박 지사장은 “오디오북이 아직 대세가 되지 못한 것은 킬러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라며 “스토리텔은 유일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규모 있는 시도로 오디오북 저변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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