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두산가 4세인 박재원 전 두산중공업 상무가 미국에서 벤처캐피털(VC) 회사를 설립한다. 박용만 회장 퇴임과 동시에 두산중공업에서 물러난 박재원 전 상무는 장기인 벤처투자 경험을 살려 첨단산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원 전 상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VC 설립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29일 “박재원 전 상무가 기존 D20 캐피탈에서 함께 일한 A씨와 공동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자본금 모집 등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원 전 상무가 VC 설립에 나선 것은 두산중공업 상무에서 사임한 지 2주일여 만이다. 당시 두산그룹은 박재원 전 상무 사임에 대해 “전문 분야에 맞는 커리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원 전 상무는 사임 직전까지 두산중공업 재무벤처 투자 담당을 맡았다. 애초 두산인프라코어가 2019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운 벤처투자사 D20 캐피털 설립과 운영을 책임졌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으로 매각되면서 두산중공업 100% 자회사로 편입돼 보직 이동이 이뤄졌다.
박재원 전 상무는 새 VC를 통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밸리 VC 설립도 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박재원 전 상무는 이전 D20 캐피털에서 두산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전통산업 벤처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미래 성장 산업 투자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원 전 상무가 유학 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도 이런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 BCG에서 미래 신사업 중심으로 견문을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